"무릎은 괜찮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8개월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6일 애리조나주 마라나 리츠칼튼 골프장에서 열린 WGC 악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1회전에서 승리한 뒤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무릎 수술 뒤 253일이라는 휴식기를 가진 선수가 전혀 아닌 것처럼.
대회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긴장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긴장하지 않는 날이 온다면 그날은 내가 은퇴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우즈는 훨씬 정교해진 샷으로 무장하고 돌아왔다.

우즈가 작년 PGA 투어 6개 대회에 출전해 네차례 우승했을 때 페어웨이 안착률은 57.86%로 전체 선수 중 169위에 불과했다.

대회 전 연습 라운드에서도 전반 9개홀에서 페어웨이를 놓친 적이 한차례 밖에 없었다는 것이 화제가 됐을 정도였다.

우즈는 실전에서도 이를 입증했다.

우즈는 1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려놓으며 버디를 잡은데 이어 2번홀(파5)에서도 동반 플레이어 브렌든 존스(호주)를 압도하는 장타를 날리며 컨시드를 받았다.

우즈는 파3 홀을 제외한 14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단 두차례만 놓치는 정교한 드라이브샷을 보여줬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여전했다.

티샷을 하기가 가장 까다롭다는 11번홀(파5)에서 우즈는 첫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두번째샷을 레이업 했지만 3번 우드로 볼을 그린 위에 올려놓고 2퍼트로 마무리했다.

또한 16번홀(파3)에서 우즈는 티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뜨렸지만 두번째 샷을 홀 1m에 붙인 뒤 파로 홀아웃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팬과 전문가들은 수술받은 무릎을 유심히 살폈지만 탄탄한 우즈의 다리는 더 단단해진 것처럼 보였다.

건강한 하체와 정교해진 샷 이외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골프 클럽이다.

우즈의 소속사 나이키에 따르면 우즈는 2006년부터 사용하던 SQ 드라이버를 SQ 다이모 모델로 바꿨다.

또한 아이언도 7년 만에 `빅토리 레드 단조 블레이드'로 바꿨으며 웨지는 `빅토리 레드 포지드'를 이번 시즌부터 사용한다.

우즈가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끝냈지만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우즈의 이날 완승이 자신의 실력이기보다는 상대가 무명의 존스였기 때문이라는 것.
사실 존스는 우즈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갤러리 속에서 경기를 해야 했고 그린을 눈앞에 두고 거리 조절을 제대로 못하는 실수를 연발했다.

우즈가 결승까지 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세차례 더 승리를 거둬야 한다.

우승을 누구보다 바라는 우즈가 실전 감각을 되찾아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을지 골프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