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에 생필품 쿠폰 지급 검토해야"
상의 내수진작 토론회..임종원 교수 등 주장

"불황일수록 경제활동이 일어나지 않는 곳에 경제활동을 일으키고 소외지역.계층의 소득과 소비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3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불황기 내수진작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임종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어떻게 하면 소외계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릴 것인가, 진입장벽을 내려서 중소공급자에게 판로를 개척해주느냐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소득층의 생필품 구입비를 지원해주기 위해 쿠폰 등을 지급해서 저가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정책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온라인유통은 지역소외계층에 양질의 상품을 빠르게 전달해줄 수 있어 불경기에 소량 구매자들을 잇는 효과적인 유통경로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허브터미널과 같은 중요한 택배인프라는 국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 지식경제위 위원장 정장선 의원 역시 축사를 통해 "임종원 교수의 소비자 쿠폰지급안에 대해 공감한다"며 "이런 방안들에 대해 열심히 검토해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들었다.

지식경제부 임채민 차관은 축사에서 "유통업계 양극화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서로 협력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고 지난 2월부터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해주는 방안에 대해 유통업계도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업태를 이번 기회에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복합쇼핑몰의 개념이 도입되고 활성화돼서 내수진작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상철 일본유통과학대학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과거 일본의 종합슈퍼마켓과 백화점은 무분별한 출점과 확대 경영으로 불황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영파탄에 직면했다"며 "국내 유통기업은 업태 다변화, 점포포맷 다양화 등으로 일본 유통기업의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현철 서울대 교수는 "일본의 1등 부자가 된 유니클로 야나기 사장은 일본 불황기에 값싼 의류를 판매해 성공하게 됐다"며 "저가격에 혁신의 씨앗이 있는 만큼 우리 유통업체들도 외형확대에 신경쓰기보다는 저가격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해선 CJ홈쇼핑 대표는 "소비자들은 초합리적인 구매를 하기 때문에 단순한 저가격이 아니라 상대적인 가격에 의해 움직인다"며 "고객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승한 대한상의 유통위원장(홈플러스그룹 회장)은 종합토론의 사회자로 나서 "불황기에 내수진작을 위해 소비의 승수효과를 촉진하고 소비의 확대재생산구조를 만들기 위해 생필품의 가격낮추기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이 있었다"며 "업계 전체 차원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유통.물류 등 전 산업을 아우르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또 "정부는 업계의 유류세.부가가치세 등을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해주고, 저소득층에 소비쿠폰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늘려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현철 교수 역시 "일본에서도 정부와 학계, 업계, 소비자가 협의체를 구성해 가격차를 해소하는 노력을 해왔다"며 "우리도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와 같은 협의체를 운영하는 것도 좋은 안이다"라고 동의했다.

이원준 액센츄어 총괄대표는 "기업들은 불황기에도 강점이 있는 부분에서는 성장.유지.발전하는 전략을 택해야 하고, 어렵지만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주요 유통·물류·제조업체 CEO, 학계, 정부 등 내수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