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약 6000억위안(약 120조원)을 투입,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전국에 구축하고 디지털TV 및 LCD(액정표시장치) 등의 개발을 위해 국가 차원의 개발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이는 전자 · 통신 분야에서 독자 개발한 '차이나 테크'를 주력 기술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내수 부양과 수출 증대를 겨냥한 다중 포석이란 분석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19일 원자바오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자산업 진흥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향후 3년간 시행될 이번 전자산업 육성 계획은 중국 정부가 최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10대 산업 지원정책 중 하나다. 자동차 철강 조선 기계산업 지원안은 이미 발표됐다.

중국, '차이나 테크'로 경기한파 녹인다
상하이증권보는 이번 전자산업 진흥안의 핵심은 3G 이동통신과 디지털TV이며,3G 이동통신 분야에만 약 5500억위안(11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우선 중국의 독자적 3G 기술인 TD-SCDMA 기지망을 전국에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TD-SCDMA 단말기의 집중적인 개발과 보급이 가능해져 내수 부양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차세대 이동통신인 3G 분야에서 중국 독자 기술 제품을 세계시장의 주력으로 부상토록 한다는 복안이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디지털TV를 하이테크 기술 확보의 주요 대상으로 지정,국가 차원에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와 같은 새로운 평면디스플레이와 IC(집적회로) 등 관련 산업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디지털TV의 중국 독자표준을 마련하는 한편 창훙 TCL 등 TFT-LCD업체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 전자업체가 해외에 생산과 연구 · 개발(R&D) 기지를 설립하도록 유도하고 전자업체 간 인수 · 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업체를 육성하기로 했다. 전자업체의 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해 수출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률도 높여줄 계획이다. 상하이증권보는 이와 관련,컬러TV 등 25개 제품의 증치세 환급률이 17%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태양광을 차세대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 중국의 전자 · 정보산업 무역 규모는 8855억달러에 달했다. 내수시장 규모는 9503억달러로 전년보다 12.5% 성장했다. 중국은 가전제품 통신장비 등의 분야에서 이미 한국 업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