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LS그룹의 공동 기업설명회.지주회사인 ㈜LS와 LS전선,LS산전,LS엠트론,LS니꼬동제련을 대표해 자리에 참석했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를 '내실경영의 해'라고 말했다. 세계 경기가 위축된 데다 지난해 LS전선이 1조원대의 자금을 들여 인수했던 북미 최대의 전선회사 수피어리어에식스와의 원활한 통합작업을 위해서라도 올해는 보수적인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설명이었다.

올해 목표도 다소 소극적으로 세웠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1조415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8272억원,당기순이익 11억원을 올렸지만 올해는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9%,영업이익을 38% 깎은 9조5000억원과 5100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다소 줄였지만 당기순이익 목표는 지난해 대비 3배를 높이는 것으로 계획을 꾸렸다. LS그룹 관계자는 "경기침체 영향이 크지만 경기부양을 위해 미국 등 각국이 전력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LS그룹은 최근의 불황을 사업 재편의 기회로 보고 있다. LS가 노리고 있는 분야는 전력사업과 관련이 깊은 그린 IT(정보기술)사업.LS 계열사 가운데서도 가장 활발히 친환경 사업에 나서고 있는 곳은 LS산전이다. LS산전은 친환경 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정하고 올해부터 친환경 전력기기,태양광 발전설비 등 기존 사업을 '그린 IT'사업으로 변모시키기로 했다. 또 미래형 자동차 전장부품과 전력용 반도체 모듈,연료전지 분야를 신사업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중국 상하이 지역에 연구센터를 세운 데 이어 최근에는 천안에 자동화제품 연구소를 열었다.

LS전선은 초고압 전력 케이블 사업과 해저케이블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최근 3300억원에 달하는 진도~제주 구간의 해저케이블 사업을 따낸 LS전선은 해외에서 진행되는 해저케이블 사업 수주에 뛰어들 계획이다.

LS니꼬동제련은 해외자원 개발과 자원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의 동관련 사업이 경기부침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강해 신사업으로 광물 제련사업과 해외자원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동광석 자급비율을 50% 이상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1500여억원을 들여 해외 광산 확보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S엠트론은 하이브리드카와 풍력발전용 고용량 충전장치인 울트라 캐퍼시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기존에 진행해 온 트랙터 등 농기계 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인수한 대성전기 등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