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지역 초 · 중 · 고교의 교장 · 교감 평가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반영된다. 또 학교장이 소속 교원의 전입 · 전출 · 유임을 요청할 수 있는 비율이 최대 50%까지 확대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발표한 '학습부진 완화 및 학력격차 해소 방안'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전날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중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드러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시교육청은 우선 내년 3월부터 학업성취도 평가의 성취 수준별 향상도를 교장 · 교감 인사에 연계하는 교장 · 교감 평가제를 실시하로 했다. 승진 · 전보 · 성과금 지급시 전년과 비교해 학업성취도가 향상된 상위 3% 교장과 교감은 우대하기로 했고,하위 3%에게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또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많은 학교에 대해서는 집중 지원과 컨설팅을 강화해 초 · 중 · 고 250여곳에 약 2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학교에서 학력 신장 계획서를 만들어 제출하면 교육청에서 심사해 맞춤식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시교육청은 앞서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에 진단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기록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전날 교과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각 학교에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에 성적 기록을 권유만 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교장 교감 인사에 성취도 평가 결과를 반영하면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학교에 나오지 않도록 하거나 운동선수는 시험을 보지 못하게 하는 파행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경회 서울 부교육감과의 일문 일답.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원인으로 교장 · 교사의 열의 부족을 지적했다. 다른 시도에 비해서 더 부족했다는 뜻인가?

"하나의 요인만으로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주요대 진학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상위권 학생도 많다. 또 하위권도 많다. 도시적인 특징이다. 교장선생님들의 열의와 열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 아니겠는가. 타 시도와 비교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성적 발표 결과가 기대치보다는 낮은 것이 사실이다. "

-250개 학교에 200억 지원하겠다 했는데.어떻게 나눠줄 건가.

"교육지원 우선지구 위주로 지원할 것이다. "

-교사에 대한 징계 방식을 유지할 것인가.

"그동안 평가에 대해 광역단위 등에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 학생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데이터가 없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참여를 많이 권장할 계획이다. "

-백지답안 등이 많아 다시 제출하라고 요청했는데 사용하지 않았다.

"백지답안 일렬답안 등이 성적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번에는 제외했다. 타 시도보다 적지는 않았다고 본다. "

-하위 3% 교장에 불이익 주겠다 했는데 어떤 것인가. 또 08/09년 성적 향상도를 인사에 반영하겠다 했는데 1년 만에 학력이 그렇게 빨리 바뀔 수 있는가. 동일집단도 아니고 다음 학년 아이들에 대한 것인데 타당한 비교인가.

"성적 향상도를 비교하는 것이다. 지금은 미달자가 10%,내년은 5% 이런 것을 비교한다. 나름대로 객관적인 문항을 개발한 것이고 모든 학교가 아니라 상 · 하위 3%만 보기 때문에 비교할 수 있다. 불이익은 승진 연수대상 포상 성과급 지급 등에서 반영될 것이다. "

-취지는 좋은데 작년에도 시험 전에 학교단위 시험을 보는 등 학생들 옥죌 가능성 있다.

"4단계로 내는 성적이므로 과열 경쟁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

-애초 평가 결과를 생활기록부 기재하는 방안을 고민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학교 자체에서 학운위 심의 거쳐서 하기로 했다. 교육청에서 강제로 하라는 것보다는 그게 낫다. 고민하다가 그 부분은 나중에 논의하기로 했다. "

-교원전보기준이 희망 거주지 중심에서 실력 위주로 한다는 것은 어떻게 바뀐다는 뜻인가.

"그것은 지금 연구중인데,근본적으로는 교장이 평가를 받게 되지 않나. 대신 전출 요청권을 많이 드릴 것이다. 교과부는 50% 제시했는데 우리는 학교장 전입요청 비율을 30%로 늘리려고 한다. 내가 필요한 선생님을 초빙해 오게 되고 그러면 능력 중심의 인사제도가 될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할 것이다. "

-교장 권한 확대가 인사 전횡 악용 우려는.

"교장도 평가받는다. 그래야 책임경영이 되지 않겠는가. "

-학력 끌어올리면 교사가 원하는 지역 가게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낙후 지역이 계속 소외된다.

"낙후지역이 인센티브가 더 강할 것이다.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게 된다. "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다. 방과후학교 참여하지 않는 하위 20개 학교를 봤을 때 어땠다 이런 게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는 우수사례 선발에 관심을 더 뒀다. 잘하는 곳 위주로 파악했다. "

-생활기록부 기록은 어떻게 되나.

"초교에서는 97년까지 5단계 수우미양가로 해 왔는데,이후에는 생활기록부에 서술식으로 쓰게 됐다. 그래서 분석 등이 명확하지 않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학교서 전체적 기초학력 미달 수준이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교과부 지침으로 서술형이 명시된 NEIS 생활기록부 상에서는 서술식으로 하고,교육청에서는 앞으로 4단계 결과를 기록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

-학업성취도 평가 대신 체험학습 등을 떠나도록 한 교사들에 대한 징계가 다시 벌어질 수 있나.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을 기대한다. 설득과 이해를 해서.모든 교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

-객관적 학력수준 파악이 안 된다는 것은 학교나 교사 차원인데 그게 학부모에게 통보돼야 할 이유가 있나. 사교육만 유발하는 것이 아닌가.

"4단계는 아예 성적순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우수,보통,미달 등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

-정확한 대책 나오려면 정확한 원인분석 선행돼야 한다. 다른 16개 시도교육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왜 서울만 이렇게 낮았는가. 공 교육감의 학력신장 정책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가. 못 하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3단계로 하다 보니까 학력을 기초미달 기준으로만 자꾸 비교하게 된다. 이런 측면 때문에 우리는 잘하는 쪽만 수월성만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교육복지 우선지구 등에서 많은 지원을 했다. 중요한 것은 이 데이터만 가지고 서울시 학력을 이렇다 저렇다 성급히 재단하는 것은 맞지 않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어려운 학교에 대폭 지원 하겠다. 또 학교장이 열심히 일해라.그러면 성과를 평가하겠다 이런 메시지는 명확하다. (타 지역도 하는 것인데) 그래도 정도 차이가 있다.

성과관리.프로그램 개발 등. 학력 측정을 해 보겠다. 예상보다 미달 비율이 많았던 것에 대해서는 분발하겠다. "

-학력 수준을 정확히 학부모들에게 알려주고 정확한 교수방법을 활용해 학력 신장하겠다. 그런데 교장들을 인사로 압박해서 어떻게든 성적을 올리는 결과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물을 성취하는데 치중하다면 원래 목적을 잊어버린 것 아닌가. 또 교장 열의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운동선수들을 그날 나오지 말라고 하거나 성적이 낮은 아이들 배제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그런 파행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지 않는가.

"교장인사는 타 시도에도 하는 곳이 있다. 또 학교가 아이들의 학력을 책임진다는 것인데.지역 여건이 어려운데도 좋은 학력 수준을 보여준 게 있는데.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차제에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 필요해서 도입하는 것이다. 과열경쟁은 예상되는 부분이므로 제도를 잘 설계해서 막도록 하겠다. "

-교사평가 여쭤보겠다. 잘 가르치는 교사에는 어떤 인센티브를 주겠나. 또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겠는가.

"(교원정책과장이 대신 답변).대개 교장선생님 추천이나 동료교사 평가를 통해 후보군이 등장하고,그걸로 선정하면 객관적 확인 가능하다. 좋은 학교로 초빙되거나 성과금 등 인센티브가 있다. "

-동일학군 내에서도 차이가 나는 학교가 있다. 아파트 밀집지역과 주변 낙후지역 등으로 나뉘어서 그런 것 아니냐.지금 나온 대책 대다수가 학교나 교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 아닌가. 실제 교육학자들은 단순히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보육 · 돌봄서비스가 연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것은 왜 없는가.

"지원을 안 해주고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아니다. 재정적 지원까지 다 해서 충분히 할 여건을 마련해주고 열심히 했는지 여부를 객관적 데이터로 평가하겠다. (특별 프로그램이 뭐냐?) 교과부 보도자료에 나와 있다. 200억은 교과부 금액과 합쳤는데 어림잡은 예산이다. 교과부가 120억,130억이고 나머지는 93억 가량이 있다. (250개교는 밀집학교인가?) 그건 추정한 것이다. "

"방과후학교 올해 80학교에 운영하게 되는데 작년에는 하반기 11개 학교,금년 자체예산 22개,서울시 58곳 등을 지원했다. 여기에 돌봄 기능을 부여하고 식사도 제공하고 이렇게 하니까 아이들이 생활 면이나 학습 면에서 상당히 개선되고 그랬다. 초등학교도 대폭 늘리고.방과후학교 거점학교가 50학교가 늘어서 학생들 지도하게 될 것이다. "

-학업성취도 향상에 상당히 중점을 둬서 하고 있는데.학교간 학생간 지역간 서열화문제라든가. 성적 올리기 위한 비교육적 수단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일제고사 제도를 폐지하는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검토할 의향이 있는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은 국가가 책임지고 끌어올려야 한다. 10명 중 1명이 미달인데 가만히 있어서야 되겠는가. 방금 말씀하신 이상에는 동의한다. "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