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올해 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 하나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편집매장'을 더욱 확대한다.

편집매장이란 백화점(department)의 원래 정의인 `구획을 나눠 여러 브랜드를 입점시킨다'는 개념을 탈피해 하나의 콘셉트로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하나의 매장 안에 모아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여러 상품을 비교해가며 쇼핑할 수 있도록 만든 매장이다.

백화점들은 갈수록 새로운 트렌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다른 백화점들과의 상품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처럼 자체적으로 기획한 편집매장을 늘려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10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번 봄 매장(MD)개편에서 여성캐주얼, 잡화, 남성의류 등 주요 상품군에서 신개념 편집매장을 선보인다.

우선 지난 6일 압구정 본점에 100㎡ 규모의 다국적 캐주얼의류 편집매장 `스타일 429'를 열고 미국, 프랑스, 이태리, 스웨덴, 스페인, 독일, 브라질 등 총 7개국 29개 여성캐주얼 브랜드 제품을 진열해 판매를 시작했다.

`알렉산더 왕'(미국), `IKKS'(프랑스), `멜리사'(브라질), `어메리칸 레트로'(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캐주얼 브랜드를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인다는 취지로, 멀티-벤더(복수 수입상)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백화점 MD사업부를 포함한 총 6개의 수입상이 한 매장 안에서 상품을 공급해 무한경쟁을 벌인다.

`스몰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를 몰고 온 구두, 핸드백 등 잡화 상품군에서도 기존에 백화점과 거래하지 않던 다양한 신규브랜드에서 제품을 수시로 공급받아 판매하는 편집매장을 선보인다.

지난해말 신촌점에 먼저 선보인 디자이너 슈즈 편집매장 `모노슈(MonoShoe)'와 핸드백 편집매장 `모노쉬(MonoShe)'를 올 1분기 중 천호점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신촌점 `모노슈'에는 `플라비아 퍼플', `사라's 캐비닛', `바바라' 등 3개의 신규브랜드가 입점해있고, `모노쉬'에는 케이시반질랜드(미국 메이시 백화점 중저가 캐주얼핸드백 라인에서 매출 1위) 등 5개 브랜드 60여개 스타일의 핸드백이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남성잡화 종합 편집매장인 `멘즈 스타일 플러스(Men's Style Plus)'를 오는 3월 중 본점과 센텀시티점에 새로 연다.

이 매장은 남성들의 종합 패션 코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제품인 가죽 제품, 액세서리, 향수, 필기구 등을 모두 모아 한 곳에서 판매한다.

또 강남점에는 젊은 골퍼의 수요 증가에 따라 3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골프웨어 편집매장 `지 플러스(G Plus)'를 3월에 열고 본점에는 아동화와 스포츠화를 함께 판매하는 `아동슈즈 편집숍'을 열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자체 MD(상품기획)팀이 개발한 니트 전문 코디 편집매장 `니트앤나트(Knit & Knot)'를 강남점에 열고 니트 및 코디 상품을 기존 상품보다 30~4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EAST 3층의 유럽 감성의 편집매장 `G494' 매장을 기존의 파리.밀라노 의류 중심에서 `오지 클락(Ossie Clark)', `퓨처 클래식스(Future Classics)' 등 런던 컬렉션으로 확대했다.

또 머플러 전문 브랜드 `파리에르 사르티(FALIERO SARTI)', `콜롬보(Colombo)' 등을 새로 들여와 액세서리 브랜드를 강화했다.

백화점들은 이러한 편집매장을 통해 작지만 우수한 브랜드를 발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장 반응에 따라 별도의 매장으로 키울 수도 있어 요즘처럼 의류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활로로 모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편집매장의 키워드는 `한지붕 무한경쟁'"이라며 "다양한 고객들의 욕구, 백화점간 차별화 등을 고려해 상품력이 우수한 신규브랜드를 수시로 선보일 수 있는 편집매장을 계속 강화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