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생명윤리위원회가 차병원이 제출한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계획서에 대해 일부 미비점 보완이 필요하다며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이른바 황우석 사건 이후 줄기세포 연구의 재개 여부와 관련해 과연 어떤 결론이 나올지 관심을 끌었지만 위원회는 이 연구에 대한 과잉반응을 더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관련 연구계와 산업계는 이번 결정에 다소 실망하면서도 기대를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사실 돌이켜 보면 황우석 사건 이후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지원은 거의 중단되다시피했다. 한 사건이 이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정직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깨닫게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해당 연구분야 자체가 통째로 부인(否認)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윤리적, 규제적 역풍(逆風)을 맞는 사이 선진국들은 오히려 관련 연구를 더욱 독려하고 나서고 있다. 영국의 경우는 의회가 앞장을 서고 있고, 미국도 진보적인 민주당이 들어서면서 줄기세포 연구에 보다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는 각 나라가 경쟁적으로 육성하는 차세대 성장동력 분야다. 문제는 바이오 산업의 영역이 매우 넓고, 우리가 특히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동안 연구 붐이 일고 희망을 갖게 했던 분야가 한순간 위축돼 버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잘못된 연구행태는 그것대로 바로 잡아야 한다는데 이론이 없지만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 자체는 다시 활성화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