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목동점이 올 봄 매장개편 때 프라다 멀버리 겐조 등 10여개 명품 브랜드를 한꺼번에 들여오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목동점의 중장기 성장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인근 영등포 상권에 오는 8월 대형 매장으로 재개장하는 신세계 영등포점을 포함한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에 대비한 선제조치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목동점에 프라다 멀버리 지미추 마르니 끌로에 겐조 마크제이콥스 등 10여개 명품 브랜드를 이달부터 4월까지 순차적으로 입점시킨다. 매장 개편 때 한꺼번에 10개가 넘는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로써 목동점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는 총 50여개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목동점의 명품 강화가 '타임스퀘어' 개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목동점은 2002년 문을 연 이래 연평균 8%대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제치고 서울 강서지역 1위 백화점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매출도 5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목동점이 '잘 나가는' 이유는 양천지구와 여의도 등 인근의 구매력 높은 중상층을 고객으로 흡수했기 때문.강서지역에서 루이비통 구찌 등 '슈퍼 명품'을 살 수 있는 백화점은 목동점이 유일하다.

그러나 타임스퀘어의 등장은 현대 목동점의 '지역 쇼핑 1번지'란 위상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우선 타임스퀘어 1층에는 신세계가 명품관을 선보인다. 이곳에는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 인지도가 높은 20여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라 · 망고 · 갭 등 글로벌 3대 패스트패션 브랜드도 타임스퀘어에 나란히 입점하고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 등도 대규모 매장 개설을 준비 중이다. 일각에서는 타임스퀘어가 개장하면 롯데 영등포점보다 현대 목동점이 더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명품브랜드 유치는 식품관 리뉴얼과 함께 중장기 계획의 일환"이라며 "목동과 영등포는 전혀 다른 상권이어서 타임스퀘어가 개장해도 목동점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