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영향으로 국제 탄소배출권 가격도 급락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배출권거래시장(EUETS)에서 이산화탄소 배출권은 이날 t당 11.80유로(15.12달러)에 거래됐다. t당 30유로를 넘나들던 지난해 여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경기침체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방출하는 제품 생산이 줄어든 데다,일부 기업이 현금 확보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헐값에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탄소배출권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석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락한 점도 가세했다. 탄소배출권 거래란 온실가스 배출총량을 정하고,실제 배출량과의 차액분을 사고파는 것이다. 기업들은 허용량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할 경우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배출권을 매입해야 하고,반대로 적게 배출하면 남은 부분을 팔 수 있다.

이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에 불이익을 줘 환경 투자와 친환경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배출권 가격이 하락할 경우 이 같은 유인이 약해진다. 경기침체가 그린 투자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