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중소 영세기업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연체율이 상승할 것을 우려해 중소기업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빠른 속도로 진행된 국제 금융시장 경색.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국내 금융시장도 경색되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막대한 자금을 풀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이후 네 달 동안 환매조건부 채권 매각과 통안증권 환매, 국고채 매입 등을 통해 무려 22조원의 원화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정부도 국책금융기관 출연과 건설사 지원 등 5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집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중에 유동성은 넘쳐나게 됐지만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단기 금융상품에만 돈이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은행들도 한은에서 연 2.5%의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 3%대 이자를 주는 머니마켓펀드에 예치하고 있습니다. 당초 중소기업 지원과 경기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원된 자금이지만 은행들은 경기 침체기에 무리한 대출에 나서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현재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5.1%나 늘어나 은행들이 연체율이 높은 중소.영세기업 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여기에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우량등급의 경우 지난해 말보다 금리가 0.4%포인트 넘게 하락했지만 비우량 등급은 오히려 금리가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지원할 수 있는 실탄을 모두 쏟아냈고, 시중 유동성도 풍부한 상황인 만큼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최근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건설.조선사에 대해 채권은행들이 지원을 회피하는 등 공급된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가 은행들에 대해 대출과 기업지원을 보다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