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국내 훈련을 마치고 30일 일본으로 출국, 생존경쟁에 나선다.

이승엽은 31일 일본 미야자키현으로 이동, 2월1일부터 선마린스타디움에서 시작될 소속팀의 스프링캠프를 준비한다.

지난해 '야구 인생에서 최악의 시즌'을 경험한 이승엽은 작년 11월 귀국했고 미국 애리조나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오는 등 지친 심신을 달랬다.

이어 12월 초부터 대구로 내려가 근육 운동과 타격 훈련을 병행하고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작년 세이부 라이온스와 일본시리즈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이승엽은 "남은 계약기간(2년) 동안 팀을 위해 뛰겠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장을 고사하고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2006년과 2007년 겨울 왼쪽 무릎과 왼손 엄지에 잇달아 메스를 댔던 이승엽은 올해는 비교적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맞는다.

인대를 수술한 엄지 쪽에 여전히 통증이 남아 보호대를 착용 중이나 손가락 강화 훈련으로 상태는 많이 나아졌다.

주전 1루수와 중심 타선 사수를 향한 이승엽의 생존경쟁은 스프링캠프서부터 시작된다.

3루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1루 전향설이 심심치 않게 나도는 상황인데다 차세대 3루수로 평가받는 대형 신인 오타 다이시(18)도 캠프부터 가세할 예정이어서 이승엽이 1루를 지키려면 화끈한 대포가 필요한 실정이다.

요미우리 이적 첫해이던 2006년 타율 0.323을 때리고 홈런 41개에 108타점으로 불을 뿜었던 이승엽의 방망이는 수술 여파로 2007년에는 타율 0.274에 30홈런 74타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00여일간 2군에 머문 탓에 타율 0.248에 홈런 8개, 27타점으로 확 식었다.

부활을 위해선 시즌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야 한다는 걸 이승엽은 잘 알고 있다.

이승엽은 "4월 3일 정규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하겠다.

독한 마음을 먹고 경기 중 몸쪽 위협구에는 적극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겠다는 자세로 초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