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의원, 어제 검찰 출석 조사받아

작년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DJ 비자금 100억원 CD' 의혹을 제기했던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21일 오후 대검 중수부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주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회 회기 중이지만 내가 먼저 요청해서 조사날짜를 잡았다.

국정감사장에서 발언했던 대로 내가 아는 선에서 상세히 설명했고,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0월20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100억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사본과 발행확인서를 공개하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제보가 있으니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수부는 CD 사본을 추적한 결과, 실제 발행된 CD가 맞고 만기일에 현금화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김 전 대통령의 관련성은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주 의원에게 CD 사본을 건넸다는 전직 검찰 관계자를 조사한 뒤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지만 주 의원이 제보자의 신원을 알려주지 않아 해를 넘기면서까지 거듭 신원확인을 요청해왔다.

주 의원은 3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으며 `제보자의 신원을 검찰에 밝혔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중수부는 30일 자로 최재경 수사기획관과 중수 1ㆍ2과장이 모두 교체되기 때문에 그전에 이번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만약 `김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는 결정이 나오면 김 전 대통령이 주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한 상태인 만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주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주 의원이 `진짜'라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정황이 있었는지 등이 명예훼손에 의한 형사처벌 여부를 판가름한다.

아울러 중수부는 2억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와 관련해서는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어 수사진 교체 전에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15억원 차용증에 대한 수사, 강원랜드 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무소속 최욱철 의원에 대한 수사,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김재윤 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는 새로운 중수부 수사팀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