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특파원의 오바마 취임식 참관기] "미국의 재건이 시작됐다"…전세계에 메아리친 'Yes, We can'
입력2009.01.21 17:40
수정2009.01.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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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7도의 강추위에도 200만명 모여
취임사에 '국가(Nation)' 15번 사용
"손바닥 보여주면 적과도 대화"
영하 7도의 매서운 한파였다. 칼바람이 목덜미로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새벽 4시 버지니아주 비엔나에서 워싱턴 시내로 가는 첫 전철은 만원이었다. 평소 20여분이면 충분했던 게 한 시간이나 걸렸다. 출구는 미어터졌고 일대 혼란이 덮쳤다. 누군가 "오~바마,오~바마"를 외쳐댔다. 이번엔 뒤쪽에서 "Yes,we can(우린 할 수 있어)"이라고 받자 어느새 합창으로 울렸다. 질서가 찾아왔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취임식 때까지 추위도 피할 겸 맥도날드 24시간점을 찾았다. 가게는 두툼한 코트,귀마개로 중무장한 취임식 축하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첫 흑인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축제는 이렇게 시작됐다.
취임식 공식행사의 출발선인 오전 11시30분.군중들은 구름처럼 모여든 인파를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 두리번거렸다. 동 · 서 길이 3㎞의 내셔널몰 공원을 가득 메운 인파는 2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계됐다. 60만 한국 장병들의 세 배가 모였다. 미셸 여사와 두 딸 사샤와 말리아가 등장하고,주인공인 오바마가 맨 마지막으로 취임연단에 올랐다. 물결치는 오바마 연호를 오바마가 중단시켰다.
낮 12시5분.오바마는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사용한 성경에 한 손을 얹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마치자 참았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앞줄에 앉은 흑인 서너 명이 "We did it(우리가 해냈다)"을 연발했다. 당선인 신분에서 대통령 신분으로 바뀐 오바마는 내셔널몰 서쪽 끝 링컨기념관을 한 차례 응시한 뒤 취임연설에 들어갔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명연설과는 달리 은유보다 직설적인 표현이 많았다.
"미국은 전쟁(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 중에 있으며 경제는 주택 위기,실직,공장 폐쇄 등으로 심각하게 망가졌다"는 게 그의 일성이었다. 오바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참석한 사실도 잊은 양 "일부의 무책임과 탐욕이 화를 불렀다"고 직사포를 날렸다. "소모적인 정쟁을 벌이는 정치권,비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정부,감독 소홀로 통제력을 잃은 시장"이라며 세 가지 '실패'를 지적했다.
오바마는 대안도 내놓았다. "경제 상황은 과감하고 신속한 행동이 요구된다"면서 "일자리를 만들고,태양과 바람,토지에 마구를 채워(그린에너지 개발) 신성장 동력을 장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도 이 같은 목표에 의문부호를 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공동의 목표에 상상력과 용기를 덧붙일 줄 몰라서 그런다"고 비판했다.
외교와 안보 분야 정책 방향은 '주먹론'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에 손바닥을 보여주면 적국과도 대화를 하겠으나 테러,핵 확산으로 미국을 향해 주먹을 쥔 상대는 폐퇴시키겠다고 엄중한 경고장을 날렸다. 미국의 힘은 신중하게 사용할 때 커지고,안보는 대의명분이 올바를 때 보장된다고 원칙도 제시했다. 일방적인 군사력에 의존한 부시 행정부의 정책과 결별을 선언했다.
오바마는 이날 취임사에서 '국가(Nation)'라는 단어를 15번이나 사용했다. '미국(America)'은 9번,'국민(People)'과 '일(Work)'도 각 8차례 언급했다. "미국민들이여 오늘부터 떨치고 일어나라.미국의 재건이 시작됐다. 우리는 할 수 있다,그리고 할 것이다(We can do,We will do)"고 희망을 가리켰다. 200만 인파는 "Yes,we can"이라며 수차례 함성으로 화답했다. 한파를 뚫고 취임식에 참석한 그들은 자신들의 희망을 대통령 오바마에게서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추진하자 이들 국가를 '어중이떠중이'(some random)라며 비하해 논란이다.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BBC 방송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비르 푸틴의 침략을 막을 가장 좋은 안보 보장은 미국인에게 경제적 이점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30∼40년 동안 전쟁을 치른 적 없는 어중이떠중이 나라(some random country)에서 군대를 파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안보 보장"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안전 보장이자 경제 보장은 그 나라를 재건하고 미국이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통령실은 이후 설명자료에서도 "미국의 도움 없이 러시아를 의미 있게 억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가진 유럽 국가는 한 곳도 없다"고 지적했다.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벤스는 틀렸다"며 영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동안 '미국의 편'에 섰다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조니 머서 전 영국 보훈장관도 "밴스는 건방 떨지 말라"며 "조금이라도 존중을 보이라"고 비난했다. 프랑스군 대령 출신인 미셸 고야도 엑스(옛 트위터)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과 함께 싸우다 전사한 영국과 프랑스 군인들은 밴스의 말에 반발해 무덤에서 돌아누울 것"이라며 분노를 드러냈다.이들 국가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과 함께 싸운 동맹국이기도 하다. FT에 따르면 지난 25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내 멜라니아 여사의 스타일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멜라니아 여사는 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그것을 내려라(TAKE IT DOWN)' 관련 좌담회에 참석해 리벤지 포르노 범죄 대응을 위한 법안의 입법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첫 단독 행보다.이날 멜라니아 여사는 베이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땐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 불렸고, 공식 석상에서는 대체로 원피스나 투피스 정장 차림 혹은 해외 순방 땐 해당 국가의 디자이너 의상을 선택했지만, 이번에는 비즈니스 정장 차림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모델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그동안은 날씬한 몸매가 드러나는 옷맵시와 화사한 스타일을 주로 선보여 왔다.하지만 지난달 22일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 초청 만찬에도 트럼프와 나란히 검은색 턱시도 차림으로 등장했다. 만찬 자리에서 대통령이 턱시도를, 여성 배우자가 드레스를 입는 공식을 깬 것. 셔츠 단추 두 개를 풀어헤친 멜라니아는 검은색 나비넥타이로 격식을 차린 트럼프보다 더 당당하고 과감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이다.1월 20일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남색 코트와 울 펜슬 스커트, 크림색 블라우스, 챙이 넓은 페도라를 썼다.지난달 28일 공개된 공식 프로필 사진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
미국 국방부 서열 3위로 꼽히는 정책담당 차관 후보가 동북아시아 동맹국에 국방비를 증액하라고 요구했다.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차관 지명자는 4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인준 청문회에서 일본의 방위비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콜비 후보자는 "일본은 매우 부유한데 왜 위협에 상항하는 수준으로 (방위비를) 지출하지 않느냐"며 "2027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늘린다는 목표는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합리적인 자위대 구축을 위해 일본 국민 스스로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3%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의 헤게모니를 부정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핵심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GDP의 10% 정도 비율로 국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콜비는 "중국은 지난 150년 동안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크고 강력한 라이벌"이라며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연합이 존재하며 중국은 그 연합의 초석"이라고 우려했다.이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전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앞서 일본은 2027년까지 방위 관련 예산을 GDP의 2%까지 늘리고 2027년도까지 5년간 43조엔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2027년까지 방위비를 내 첫 임기 때보다 2배로 늘릴 것을 약속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의 방위비 예산은 GDP의 1.6% 수준이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