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잡이 투수가 양손잡이 타자를 만나면?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14일 인터넷판에서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한 좌투수 미야다 가즈키가 마운드에서 '둔갑술'을 준비 중이라고 짤막하게 전했다.
좌완으로는 빠른 시속 144㎞짜리 볼을 던지는 미야다는 고교 재학시절 허리를 다친 뒤 투구 밸런스를 찾는 과정에서 오른쪽으로도 볼을 뿌리기 시작해 현재 50m 정도는 너끈히 던진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거리가 18.44m이므로 구속만 보완하면 실전 투구도 가능한 양손잡이 투수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신문은 전날에는 시속 151㎞짜리 광속구를 던지는 야쿠르트 스왈로스 외국인 투수 라파엘 페르난데스가 어깨 통증 탓에 오른쪽으로 던지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썼다.
페르난데스는 오른쪽으로 던지면 시속 120㎞까지 찍는다.
좌.우 타석에 번갈아 들어서는 스위치 타자는 일반화됐지만 스위치 투수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상대 타자가 오른쪽이냐 왼쪽이냐에 따라 마음대로 유형을 바꿔 던질 수 있는 양손잡이 투수는 1900년대 이전 미국프로야구에서는 종종 있었지만 근대에는 그렉 해리스(전 몬트리올)가 유일하다.
우완투수인 해리스는 1986년 왼손으로도 웬만큼 던질 수 있다는 '자질'을 스스로 깨닫고 1995년 신시내티 레즈와 정규 시즌 경기에서 양손으로 던져 화제를 불렀다.
해리스는 오른손으로 강타자 레지 샌더스를 범타로 처리한 뒤 좌타자 할 모리스와 에드 터번시를 맞아 좌투수로 변신, 볼넷과 땅볼로 선방했다.
이어 오른손으로 바꿔 브렛 분을 범타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2007년 마이너리그 경기에서는 양손잡이 투수와 양손잡이 타자가 대결한 적도 있었다.
팻 벤디트라는 우완투수는 양손으로 던지게끔 특수 제작한 글러브를 끼고 스위치 타자 랄프 엔리케스와 만났다.
둘은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던지고 왼쪽으로 옮기면 왼손으로 던지는 일을 몇 분간이나 지속해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심판협회는 이후 양손잡이 투수와 양손잡이 타자가 대결할 때 타석당 각각 한 번씩만 '변신'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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