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MSO,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진입과 대조

미국의 케이블TV 업체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이동통신 서비스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나 국내 케이블TV 업계는 이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사실상 케이블TV업계의 이통시장의 진출이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6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최근 5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참여하는 SO협의회 운영위원회가 열렸지만 이동통신 사업 진출 방안 안건은 아예 논의되지 않았다.

당초 케이블TV업체들은 지난해 한 컨설팅업체에 용역을 의뢰해 받은 와이브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이동통신사업자(MNO) 등 다양한 형태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방안을 검토하고 5일 결론을 내리기로 했었다.

앞서 유세준 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작년 말까지 이통 사업 진출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케이블TV 업계가 이통 사업 진출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실정이다.

케이블TV협회가 이통 사업 진출 결정을 유보하면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규제정책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케이블TV협회는 통신시장 재판매 제도를 도입하면서 정부가 통신사가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도매가격에 대해 사전규제가 아니라 사후규제로 시장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에 문제점을 제기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선발 사업자인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에게 어느 정도의 사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줘야 신규 사업자가 진출할 여지가 생기므로 사전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당분간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통 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미국의 일부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이미 가입자 기반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무선 사업으로의 진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콕스 커뮤니케이션은 2009년에 독자적으로 3세대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며, 신생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자인 클리어와이어에 투자한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브라이트 하우스 등은 클리어와이어의 네트워크 일부를 임대해 독자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버라이즌과 서비스 지역이 같은 케이블비전의 와이파이를 통한 무선사업 진출 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가입자들에게 무료 부가 서비스 형태로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비스 제공에 드는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케이블비전은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무기로 유선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 가입자를 더 확보하거나 유지할 경우 와이파이 네트워크 구축에 투입된 3억달러와 운영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의 분석이다.

케이블TV 업체의 이통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무선 동영상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은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선 동영상 서비스가 포함된 결합 서비스는 아직 상용화 초기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샌포드 번스타인 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어떠한 전략이든 간에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차별화 요소가 없는 이동통신 서비스로 승부를 겨루려 한다면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