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상 작전 개시 후 민간인 사상자 급증..공포 확산
병원에 환자 넘쳐나 복도에서 수술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스라엘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지상, 공중, 해상을 가리지 않고 (폭탄이) 쏟아지는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마흐무드 자로 씨는 "모르겠다"는 말부터 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지상에까지 확대하면서 사방에서 포탄이 날아들고 있지만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또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 있는 자신의 집을 떠나 장모의 집에서 아내, 네 명의 자녀와 함께 머물고 있다.

이스라엘 군이 베이트 라히야에서 하마스와 치열한 교전을 벌이자 보다 안전한 곳을 찾아 대피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3일 밤(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을 개시하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현재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고 BBC, 가디언, CNN등 서방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민간인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시파 병원에서 의료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노르웨의 출신 의사 에릭 포세 박사는 지난 주말 몰려든 환자가 공습 초기보다 세 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포세 박사는 "우리는 매일 엄청난 수의 환자들을 받고 있지만, 오늘(4일)은 그중에서도 가장 바쁜 날이었다.

병원 곳곳에 환자들이 누워 있는데, 그들은 치료도 받기 전에 죽어가고 있다"면서, 환자들이 넘쳐나 복도에서 수술을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시파 병원에 실려온 환자 중 30% 가량은 어린이였다고 증언했다.

시파 병원의 응급실 책임자도 4일 점심시간에만 137명(사망자 33명 포함)의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망자가 하마스 대원인 경우는 셋 중 하나 정도며, 대부분은 민간인이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의료당국은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약 480명, 부상자는 2천6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의 존 깅 대표는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은 대참사를 겪고 있다.

가자시티와 가자 북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현재 물도, 전기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은 고립돼 고통를 겪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런 상황을 종식시킬 대책이 나오지 않아 주민들이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를 비롯한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지도자 제거 작전이 연달아 성공을 거두면서 며칠 째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하마스의 무장 전위조직 이제딘 알-카삼의 아부 우바이다 대변인은 지도자들이 숨어 지내는 것이 아니라면서, 하마스는 높은 사기를 유지한 채 작전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