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급락하고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FT는 자동차시장 리서치기업 오토데이터의 자료를 인용, 미국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량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가장 잘 팔리는 하이브리드 모델 중 하나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판매량이 1년 전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고, 캠리는 57%가 감소했다.

포드 자동차의 이스케이프는 판매량이 35%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 렉서스의 SUV 모델 RX400은 1년 전보다 판매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덩치가 큰 SUV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자동차 중개업체 에드먼즈 서비스도 하이브리드 차종에 대한 검색 횟수가 지난 5월 절정에 이르렀다가 지금은 5월의 25%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포드의 애널리스트 조지 피퍼스는 "유가가 낮아질수록 높은 가격을 주고 하이브리드 엔진을 사려는 경향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유가 요인과 더불어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이 동급 휘발유나 디젤 차량에 비해 3천~5천달러가량 비싼 것도 수요 급감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거액을 쏟아부은 도요타, 제너럴 모터스(GM) 등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에게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FT는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