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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 반납…무급휴직…직책 강등…노사 "감원대신 고통 함께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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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그룹 A사의 K회장은 31일 2009년 사업계획서에 최종 사인을 한 뒤 인사담당 P상무를 따로 불렀다. 어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를 견뎌내기 위해 감원만 빼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P상무는 무급휴가와 임금반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고,K회장은 빠른 시일내에 구체안을 작성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세계 경기가 동반침체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인적 구조조정을 피하면서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혹한기에 직원을 거리로 내모는 감원을 피하고 힘든 시기를 함께 버텨내기 위해 임직원들이 고통분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부그룹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반납 및 삭감에 나섰다. 일부 기업은 시시각각 변하는 경영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임원들을 팀장급으로 내려보내는 '직책 강등'도 마다하지 않는다.


    ◆임금 반납으로 일자리 지키기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동부그룹의 모든 제조업 계열사가 12월 임금을 20~30%씩 반납키로 했다. 임금반납은 생산직 직원을 포함해 모든 임직원이 동참했다. 동부하이텍과 동부제철은 대주단과 은행권에 금융지원을 약속 받으면서 자구안에 30% 임금 삭감을 포함시켰다. 동부메탈 임직원도 30%의 임금을 반납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낸 동부건설 임직원들도 20%씩 삭감에 동의했다. 이달부터 시작될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직접 나서 임금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동부그룹은 10년전 외환위기때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신 임직원들이 상여금을 반납해 위기를 극복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한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있는 만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같은 어려움속에서도 그룹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 피' 수혈에는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직접 생산을 위해 미국에서 해외인재를 뽑기 위한 리크루팅 작업에 나섰다. 동부제철은 올해 전기로 가동과 함께 1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무급휴가 이어 직책 '강등'까지

    하이닉스반도체는 채권은행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로부터 8000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임원 30%를 감축하는데 합의했다. 남아있는 임직원들은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2주동안 무급휴가를 떠나 회사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아주그룹은 최근 임원들을 팀장으로 내려보내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경기침체 여파가 그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고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발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우선 회장 직속으로 있는 경영지원부서의 상무들을 대거 팀장으로 발령했다. 그동안 팀장을 맡아왔던 부장과 차장들은 팀원으로 직책이 강등돼 새로운 팀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경영지원실부터 직책하향에 나선 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도 감원대신 무급휴직 등 차선책을 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휴직근무 희망자를 받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0년전 외환위기때 간부급 사원들이 보름정도 무급휴가를 떠나기도 했다"며 "유가안정으로 어느 정도 어려운 시기가 지났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닌만큼 당분간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민/김현예 기자 gmkd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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