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차 협력사 태성공업 노조 선언

"경제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합원들의 마지막 몸부림입니다. "

울산에서 자동차 차체 부품을 생산하는 태성공업의 최상권 노조 지회장은 30일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탈퇴를 최종 결정하기 위해 31일 조합원 총회를 여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지회장은 "그동안 금속노조에서 벌인 강성 노동운동에 노조가 참여하면서 회사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고 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졌다"면서 "금속노조 탈퇴는 조합원 고용을 보장받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이 회사의 노조는 2001년 금속노조 출범 원년부터 산하 지회로 가입해 지금까지 9년째 내리 강성 파업을 벌여왔다.

지난 9월에는 1주일여간의 파업으로 이 회사 부품을 공급받는 현대자동차 3공장 등 일부 생산라인이 일시 정지되기도 했다. 이 같은 노사 대립 속에 올 들어 불어닥친 자동차산업 위기는 회사의 경영난을 가중시켰고 결국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노조 측 관계자는 "산별노조 아래에서는 금속노조 허락이 없으면 단위노조 차원에서 임금동결은 물론 노사화합도 선언할 수 없는 분위기"라면서 "회사 사정과 관계없이 오로지 금속노조의 파업 지침에 따라야 해 노사관계가 정상적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태성산업 노조의 이 같은 금속노조 탈퇴 움직임은 울산지역 12개 다른 현대차 부품 협력업체 노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포항의 강성 노조인 심팩ANC 노조가 올해 초 금속노조를 전격 탈퇴한 데 이어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최근 회사 내 비정규직 복직문제 등과 관련해 상급단체와 극한 노노 갈등을 빚는 등 경기침체기를 맞아 민노총과 금속노조 산하 강성노조 사업장에 새로운 노사관계가 감지되고 있다.

한편 금속노조는 "민노총을 탈퇴하겠다면 지회장 혼자서 금속노조 조합원을 탈퇴하면 되는 것"이라며 "사리에 맞지 않는 이유로 다른 조합원의 탈퇴를 선동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회장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시사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