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女대통령 탄생 가능성 주목

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 대표가 오는 2010년 대선에서 여성 후보 등장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25일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히카르도 베르조이니 PT 대표는 전날 브라질리아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회동한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2010년 대선후보로 수석장관인 딜마 호우세피(여) 정무장관이 가장 유력하다는 뜻을 밝혔다.

베르조이니 대표는 "룰라 대통령과 PT의 평가는 딜마 장관에게 기울어 있다"면서 룰라 대통령의 의중이 차기 대선후보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딜마 장관이 무난하게 PT의 대선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딜마 장관이 PT의 각종 공식 행사에 초청되고 있는 사실을 들어 "딜마 장관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한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딜마 장관은 앞서 지난 12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PT 소속 전국 시장ㆍ부시장 대회에 참석해 룰라 대통령과 PT 지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했으며, 이는 대선후보 등장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룰라 대통령도 지난 19일 대통령실 취재진과 송년회를 갖는 자리에서 2010년 대선후보를 묻는 질문에 과거 자신의 민주화 투쟁 동지이기도 한 딜마 장관을 꼽았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딜마 장관의 정치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아직 직접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딜마 장관은 2010년 대선에서 대통령직을 이어받을 수 있는 가장 준비된 인물"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치권과 언론은 딜마 장관이 대선후보로 나서고, 70~8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룰라 대통령이 적극 지원에 나설 경우 브라질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2010년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제1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 조제 세하 상파울루 주지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딜마 장관은 낮은 지명도가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