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투자기관에 연기금도 포함"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자본확충펀드에 누가 투자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총 20조원 규모인 자본확충펀드에서 기관 및 일반투자자의 몫인 8조원 중 상당부분을 연기금과 보험 등 장기 기관투자자가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12조원 중 10조원은 한국은행이 대출해주고 2조원은 산업은행이 후순위 유동화증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제공한다.

이 펀드는 은행이 발행해 자기자본으로 인정받는 상환우선주와 신종자기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주로 5년 이상 장기상품에 투자하는 만큼 장기, 안전투자를 선호하는 기관에 어울리는 상품이다.

상환우선주는 5년 이후에 주식발행 기업이 주주에게 약정금액으로 상환할 의무를 지니는 주식이며 상환기간이 30년 이상인 것은 기본자본, 30년 미만은 보완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신종자기자본증권은 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식처럼 만기가 없으면서 매매가 가능하며 만기 30년 이상시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채권행사 순서가 가장 늦어 금리가 높은 후순위채도 만기가 5년 이상일 때만 보완자본으로 간주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 펀드의 투자대상은 장기상품이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신용보강을 거쳐 안전하기 때문에 연기금과 보험 등 장기, 안전선호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며 "수익률은 은행채보다는 낮지만 국공채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1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에선 연기금이 빠진 만큼 은행 자본확충펀드에서는 상당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전날 밤 KBS TV 뉴스라인에 출연해 "자본확충펀드 투자기관에 연기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발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은행이 자본확충을 요청하면 자금을 투입하는 '캐피털콜' 방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가 매입한 유동화증권을 소매창구를 통해 개인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 펀드는 자금의 절반을 한국은행에서 3~4% 수준의 저리로 빌리기 때문에 은행들로부터 우선주나 후순위채를 시장금리보다 낮게 인수해도 투자자에게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