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모델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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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미 <더모델즈대표 somi7@paran.com>
얼마전 제자 A양이 국내 최고의 모델 대회에서 큰 상을 받고 돌아와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러나 그 밝은 표정은 인내의 쓴 맛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패션쇼 연출자는 멋진 무대를 기획하는 것 외에 신인 모델 발굴의 역할도 겸비해야 한다. 모델 발굴은 쇼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우선 모델이 되고 싶다고 찾아온 많은 지원자 가운데 첫인상과 이미지를 보고 모델의 자질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지루하고 긴 교육을 통해 갈고 닦는 과정이 필요하다. 뿌리부터 잘 다듬어야 개성 있고 아름다운 모델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워킹은 물론이고 무용과 음악,독서 등 문화적ㆍ예술적 교양까지 쌓아야 한다. 어린 지망자일수록 연습 기간은 더 길어진다. 성숙한 여인의 이미지를 갖추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슴과 힙이 어느 정도 성숙미를 갖추지 않으면 옷맵시가 살지 않아 아무리 워킹과 개성 표현이 뛰어나도 무대에 설 수 없다. 그래서 모델이 되겠다고 찾아왔다 포기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워킹만 되면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필자가 지도한 박영선,민윤경,정재경 등은 이 같은 인내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번에 상을 받은 A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필자를 찾아왔다. 어린 소녀의 티를 벗지 않은 하얀 눈 같은 모습이었다. 상큼한 풋사과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A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어김없이 연습장으로 찾아와 1년 내내 워킹 수업을 받았다. 소녀에서 여자로 조금씩 성숙해진 A양은 당장 모델 대회에 나가고 싶어 했다. 그녀가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더 없이 즐거웠다. 본인과 부모님도 꿈과 희망이 빨리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흔쾌히 응해 주었다가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A양은 아직 영글지 않은 열매였다.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데,이 시기를 놓쳐버리면 다시는 상큼한 사과같은 이미지를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대회에 나가 성인들과 경쟁하다보면 그 나이에 가져야 할 소중한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사람들에게 스타 발굴을 알리고 싶었지만 1년만 더 기다리자고 설득했다. 결국 2년 만에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와 밝게 웃는 A양의 얼굴은 하얀 눈처럼 빛나고 깨끗했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 장윤주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중학교 3학년 때 필자를 처음 찾아 온 그녀도 첫 무대에 오르기까지 2년 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인내했다. 오늘의 장윤주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무엇이든 때를 기다려야 한다. 미래를 보고 기다릴줄 아는 자만이 아름다움의 지혜도 얻을 수 있다.
얼마전 제자 A양이 국내 최고의 모델 대회에서 큰 상을 받고 돌아와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러나 그 밝은 표정은 인내의 쓴 맛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패션쇼 연출자는 멋진 무대를 기획하는 것 외에 신인 모델 발굴의 역할도 겸비해야 한다. 모델 발굴은 쇼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우선 모델이 되고 싶다고 찾아온 많은 지원자 가운데 첫인상과 이미지를 보고 모델의 자질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지루하고 긴 교육을 통해 갈고 닦는 과정이 필요하다. 뿌리부터 잘 다듬어야 개성 있고 아름다운 모델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워킹은 물론이고 무용과 음악,독서 등 문화적ㆍ예술적 교양까지 쌓아야 한다. 어린 지망자일수록 연습 기간은 더 길어진다. 성숙한 여인의 이미지를 갖추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슴과 힙이 어느 정도 성숙미를 갖추지 않으면 옷맵시가 살지 않아 아무리 워킹과 개성 표현이 뛰어나도 무대에 설 수 없다. 그래서 모델이 되겠다고 찾아왔다 포기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워킹만 되면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필자가 지도한 박영선,민윤경,정재경 등은 이 같은 인내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번에 상을 받은 A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필자를 찾아왔다. 어린 소녀의 티를 벗지 않은 하얀 눈 같은 모습이었다. 상큼한 풋사과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A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어김없이 연습장으로 찾아와 1년 내내 워킹 수업을 받았다. 소녀에서 여자로 조금씩 성숙해진 A양은 당장 모델 대회에 나가고 싶어 했다. 그녀가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더 없이 즐거웠다. 본인과 부모님도 꿈과 희망이 빨리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흔쾌히 응해 주었다가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A양은 아직 영글지 않은 열매였다.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데,이 시기를 놓쳐버리면 다시는 상큼한 사과같은 이미지를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대회에 나가 성인들과 경쟁하다보면 그 나이에 가져야 할 소중한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사람들에게 스타 발굴을 알리고 싶었지만 1년만 더 기다리자고 설득했다. 결국 2년 만에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와 밝게 웃는 A양의 얼굴은 하얀 눈처럼 빛나고 깨끗했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 장윤주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중학교 3학년 때 필자를 처음 찾아 온 그녀도 첫 무대에 오르기까지 2년 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인내했다. 오늘의 장윤주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무엇이든 때를 기다려야 한다. 미래를 보고 기다릴줄 아는 자만이 아름다움의 지혜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