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균형발전안 재탕ㆍ삼탕…다시짜라"
박 "이미 대통령 보고…이해해 달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7일 얼굴을 붉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실무당정협의에서 정부 측의 지방균형발전대책 종합보고를 받은 뒤 "새로운 게 없다. 재탕ㆍ삼탕의 대책이 수두룩하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동안 세 차례나 회의가 열렸는데 정작 발표를 하루 앞두고 도대체 뭐가 새로운 내용인지, 시도별로 혜택 받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파악이 안 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홍 원내대표는 "새 것(정책)을 새 것처럼 만들지 못했다. 이렇게 단어만 쭉 나열해놓은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 이러니까 대통령이 '일하고도 욕 먹는다'고 말하지 않는가. 다시 조정하라"고 날선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에 박 수석은 "새로운 내용을 많이 포함시켰다"며 "대통령한테 미리 리포트된 상황이니 이해해달라"고 거듭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일부 장관이 "일리 있는 지적이다. 우리가 봐도 굉장히 색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공감하면서 일정 연기 쪽으로 기울었다는 후문이다. 홍 원내대표는 당정협의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종합부동산세 논쟁할 때처럼 고함도 지르고 많이 시끄러웠다"며 "특히 박 수석과 설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간담회 도중 박 수석에게서 전화를 받고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장관회의를 거쳐 당의 요구를 수용해 발표를 일주일 연기하라고 (박 수석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준혁/홍영식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