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군단 외교팀 책임소재 명확히 해야"

거물급 스타군단으로 구성된 차기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이 성공하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정책결정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시사주간 `타임'이 최신호에서 지적했다.

타임은 `오바마의 새로운 세계질서'란 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 로버트 게이츠 국방 그리고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등 거물급 중진들로 구성된 외교안보팀이 팀워크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부시 행정부 초기 외교안보팀의 실수를 되풀이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타임은 오바마 당선인이 외교안보팀 인선발표 당시 "나는 강한 개성과 확고한 소신을 강력하게 신뢰하는 사람이기에 이같이 인선을 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지만 개성이 강한 인물들은 논쟁만 거듭하며 팀워크를 깨뜨려 실패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사례를 들었다.

즉 부시 행정부 1기 외교안보팀의 경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거물들이 포진했지만 상호 관계가 원만치 못해 `궁정음모'가 난무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라이스 보좌관이 주재하는 회의에는 불참했고, 파월 장관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돼 외국 지도자들조차도 이를 알 정도였고, 딕 체니 부통령은 스스로 권력핵심 역할을 했다.

외교협회(CFR)의 안보전문가인 스테판 비들은 "당시 능력있고 경험많은 거물들이 포진했지만 결과는 완전 실패였다"면서 "그 이유는 부시 대통령이 참모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참모들간 불화도 제대로 해소시키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은 그러면서 힐러리는 대선과정에서 오바마 당선인의 숙적이었고, 게이츠 국방과 존스 보좌관 내정자는 존 매케인 행정부에 더 적합한 인물들인데다 세 사람 모두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당선인과 완전히 입장이 달랐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부시 행정부 처럼 논란의 소지는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게이츠 국방장관은 오바마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건 `취임후 16개월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공약을 비판했지만 이라크 치안상황이 안정됨에 따라 이를 둘러싼 갈등의 소지는 줄었고, `소프트 파워'를 강조하는 점에도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난의 시대에 소프트 파워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예산 마련은 어려운 숙제가 될 전망이다.

힐러리의 경우 국제무대에 널리 알려진 명사이지만 오바마의 `이너서클'에 포함돼 있어야만 국제무대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냉혹한 권력과 국제무대의 생리를 간파하고 대통령 직접 면담권 및 국무부 인사권 보장을 요구했다.

오바마 외교안보팀내에서 역할이 주목되는 사람은 존스 보좌관이지만 그도 선거당시 활약한 자문팀 멤버는 아니었고, 거물들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라이스 보좌관같은 신세가 되기를 원치않아 처음에는 보좌관직을 고사했었다.

물론 존스 보좌관은 클린턴 행정부때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이 그의 정치적 능력을 높이사 선임 군사보좌관으로 발탁할 정도였고, 힐러리가 상원 군사위에서 활동할때 안면을 익혔던 사이이며, 게이츠 국방도 그를 존경하고 있는 점은 팀워크 형성에 긍정적 요소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외교안보 전문가인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도 스타군단내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조정자 역할을 할 수도 있겠지만 장막 뒤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체니 부통령의 경지에까지는 못미칠 것이란게 중론이다.

이에 대해 오바마를 8번째 대통령으로 모실 정도로 역대 정권에서 요직을 계속 맡아온 게이츠 국방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치적 감각을 바탕으로 "외교안보팀내에 분명히 이견과 차이가 있을 것이지만 그것은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답을 제시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