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大는 합격자 절반 이상이 '수도권大 출신'

내년 3월 개원을 앞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첫 신입생 모집 결과 20대가 대거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40대 직장인들은 쓴잔을 마셨다. 직장을 그만두고 로스쿨에 '올인'했던 직장인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20대 웃고,30~40대 울고

5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자료를 제출한 24개 대학의 합격자 현황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23~31세 합격자가 약 80%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대의 경우 정원 150명 중 20대가 138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33세인 최고령 합격자를 포함,30대는 12명에 불과했다.

특히 고려대 로스쿨의 경우 금융기관,공인회계사,변리사 등 30~40대 경력자가 15~20%에 불과했다. 이는 로스쿨들이 직장 경력보다는 젊은층의 잠재력에 점수를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카페 '서로돕는로스쿨카페(서로연)'의 아이디 '행정삼매경'은 "나이가 많으면 면접에서 점수를 까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대 법대 관계자는 "연령 차별은 없었으며 경력이 좋은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20대가 대거 합격한 데는 경력자 우대를 금지하도록 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시가 한 몫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교과부는 지난 8월 본인가 이후 각 대학들에 공문을 보내 대학별 특성화에 맞게 경력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Y' 합격자 절반 서울대 출신

서울대 연ㆍ고대 로스쿨 합격생의 절반 이상이 학부 서울대 졸업자로 드러났다. 서울대는 전체 합격자의 66.6%에 달하는 100명을 서울대 출신자로 채웠다. 연ㆍ고대의 서울대 학부 출신은 각각 50명,48명이었다. 서울대 연ㆍ고대 전체 정원 390명 중 198명이 학부 서울대 출신인 셈이다.

서울대 연·고대 중 법학사 비중이 높은 대학은 고려대다. 고대는 전체 55%(71명)가 법학 전공자다. 서울대와 연대의 법학 전공자는 각각 49명과 33명으로 전체의 33%대에 그쳤다.

전체 합격생 1878명 중 남성과 여성은 각각 1136명(60.5%)과 742명(39.5%)이었다.

지방대엔 서울 출신 휩쓸어

지방대에는 수도권 대학 출신들이 대거 합격해 권역별로 로스쿨 대학을 안배한다는 '지역균형' 취지가 무색했다. 부산대는 합격자 120명 가운데 고려대 출신이 20명,서울대가 19명,연세대가 18명 등 모두 75명(62.5%)이 수도권 출신이었다. 전남대도 정원 120명 가운데 수도권 대학 출신이 81명(67.5%)에 달했으며 경북대 역시 최종 합격자 120명의 73.3%인 88명이 수도권 대학 출신으로 나타났다. 39명을 선발한 제주대는 제주대 출신이 한명도 없이 전부 '외지인'이 뽑혔다.

성선화/정태웅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