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갑과 을 뒤바뀐 美ㆍ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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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의 다섯번째 전략적 경제대화가 5일 끝났다. 'G2(주요 2개국) 경제회담'으로 불리며 지난 2년간 네차례 열렸던 것과 이번 전략적 경제대화에는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있었다. 소위 말하는 '폴슨 환율'이 없어진 것.폴슨 환율이란 전략적 경제대화 개막을 앞둔 며칠동안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은 1차 전략적 경제대화때부터 줄곧 위안화 가치를 올리라고 강하게 중국을 압박했었다. 이에 따라 회담이 열리기 며칠전부터 위안화 가치는 어김없이 뛰었고,이런 현상을 미국측 좌장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이름을 따 '폴슨 환율'이라 불렀다. 미국의 심기를 미리 달래려는 중국측의 서비스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엔 회담개막을 전후해 위안화 가치가 나흘 연속해서 변동제한폭까지 떨어지는 이변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달러 강세로 위안화가 떨어지는 건 정상적인 일"이라고 강변했다. 중국이 수출촉진을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다는 것은 천하가 아는 일이지만 달러강세 때문이라고 우기는 중국에 대해 미국은 이렇다 할 반론도 제기하지 못했다.
이뿐 아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빨리 정상 회복시키라"고 강조했으며,왕치산 경제부총리는 "미국내 중국의 자산과 투자자금 보호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네차례의 전략적 경제대화는 정반중 상황의 연속이었다.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는다,환율 조작을 한다,등등으로 중국은 언제나 수세에 몰렸었다. 지난 2007년엔 우이 당시 경제부총리가 "미국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을 정도로 미국은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었다.
이번 전략적 경제대화에선 '갑'과 '을'이 바뀐 게 분명해 보인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이 중국에 손을 벌리는 행사"라고 이번 회담을 정의했다. 한 중국학자는 '오만의 끝은 나락'이라며 미국에 손가락질했다. 중국으로선 미국에 분풀이를 해 속이 시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중국 자신이 만일 패권 추구의 길로 들어선다면 지금의 미국처럼 언젠가 비웃음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미국은 1차 전략적 경제대화때부터 줄곧 위안화 가치를 올리라고 강하게 중국을 압박했었다. 이에 따라 회담이 열리기 며칠전부터 위안화 가치는 어김없이 뛰었고,이런 현상을 미국측 좌장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이름을 따 '폴슨 환율'이라 불렀다. 미국의 심기를 미리 달래려는 중국측의 서비스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엔 회담개막을 전후해 위안화 가치가 나흘 연속해서 변동제한폭까지 떨어지는 이변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달러 강세로 위안화가 떨어지는 건 정상적인 일"이라고 강변했다. 중국이 수출촉진을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한다는 것은 천하가 아는 일이지만 달러강세 때문이라고 우기는 중국에 대해 미국은 이렇다 할 반론도 제기하지 못했다.
이뿐 아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빨리 정상 회복시키라"고 강조했으며,왕치산 경제부총리는 "미국내 중국의 자산과 투자자금 보호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네차례의 전략적 경제대화는 정반중 상황의 연속이었다.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는다,환율 조작을 한다,등등으로 중국은 언제나 수세에 몰렸었다. 지난 2007년엔 우이 당시 경제부총리가 "미국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을 정도로 미국은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었다.
이번 전략적 경제대화에선 '갑'과 '을'이 바뀐 게 분명해 보인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이 중국에 손을 벌리는 행사"라고 이번 회담을 정의했다. 한 중국학자는 '오만의 끝은 나락'이라며 미국에 손가락질했다. 중국으로선 미국에 분풀이를 해 속이 시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중국 자신이 만일 패권 추구의 길로 들어선다면 지금의 미국처럼 언젠가 비웃음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