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베이지북

'소매 판매가 줄어 재고는 쌓여가고,문닫는 공장은 하나둘씩 늘어가며,채무 불이행이 증가하고,파산서비스업만 호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일 베이지북을 통해 이같이 온통 우울한 경기기상도를 전했다.

베이지북은 연방은행이 있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 12개 지역에서 소비,제조,금융,농업,노동시장,물가 등의 현장 정보를 수집해 발표하는 경기동향 보고서로,FRB 통화정책 결정의 중요한 기초자료로 사용된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 10월 이후 미 전역의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왔다고 밝혔다. 자동차 판매의 경우 고가이며 연비가 낮을수록 판매가 부진한 반면 중고차 수요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위축 탓에 뉴욕 등을 찾는 관광객 수도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던 광고,건축,정보기술(IT) 부문 등 대부분의 서비스업 활동이 줄어들었지만 파산서비스업은 오히려 수요가 늘었다.

제조업은 12개 지역 모두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대부분 지역의 수출이 감소했으며 몇몇 지역에서는 공장을 폐쇄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일반 및 상업용 부동산 매매 역시 저조했으며,임대 또한 줄어 공실률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FRB가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연 1%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