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로 20% 적자…내년초 고비

할부금융사와 리스사들의 건전성 및 수익성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 대출을 위주로 사업을 해 온 금융사들은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소비재 할부가 중심인 금융사들은 내수시장 침체로 연체율이 급등하고 이익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17개 리스사들의 평균 연체율은 3.79%로 6월 말보다 0.38%포인트 올랐다. 23개 할부금융사의 연체율도 2.17%로 6월 말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리스사의 연체율은 2006년 9월 말(3.83%)이후,할부금융사의 연체율은 2007년 3월 말(2.3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과 중소기업이 할부ㆍ리스사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밑바닥 경기'가 한계로 치닫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할부ㆍ리스업계 전체적으로 부동산 PF대출 규모가 4조원가량 되는데 이 중 상당수가 부실채권이 되고 있다"며 "PF를 많이 취급한 리스사 중에서는 연체율이 20%가 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할부ㆍ리스사는 원래 자동차 할부 등 소비자금융이 본업이지만 최근 2~3년 사이 업체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PF와 개인신용대출 쪽으로도 영역을 확장해 왔다.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의 할부ㆍ리스를 주로 취급하는 업체들의 경우 연체율은 2~3%로 비교적 낮은 대신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40개 할부ㆍ리스사 중 20%인 8개사가 3분기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7개사는 2분기까지만 해도 흑자를 내던 곳이다. 소비 침체로 할부 및 리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영업을 하지 못한 탓이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 BMW파이낸셜 스카니아파이낸스 등 자동차 리스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회사들 중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했다.

유동성 부족 현상도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할부ㆍ리스사의 채권 발행액은 지난 9월 7482억원에서 10월 1450억원,11월 900억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9월만 해도 연 8%대이던 채권 발행 금리는 지난 2일 현재 연 9.48%로 치솟아 업계 선두권의 3~4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A캐피털사 관계자는 "현재 회사 내 여유자금이 1500억원가량 되는데 향후 부실자산이 증가해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할 경우에 대비해 신규 영업에 돈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회사가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