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보면 현 경제상황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2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자본시장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굿모닝신한증권 주최 포럼에서 "우려하는 대공황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손 교수는 "미국 내 실업률 상승과 잇단 은행들의 부도가 대공황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며 "대공황 시기 미국의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고, 은행의 40%가 문을 닫았다"면서 대공황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0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실업률은 6.5%까지 상승했다.

그는 대공황 시기에 비해 현 미국 정부의 정책 또한 선제적이고 적절하다는 평가다. 손 교수는 "과거 대공황이 오자 당시 후버 미국 대통령은 세금을 올리고 돈을 죄고 관세를 올려 위기를 더욱 키웠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미국이 정책을 쓰고 있어 위기는 조만간 수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오바마 당선자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보였다. 손 교수는 "부시 정부가 수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에 반향이 크지 않다"면서 "그러나 새 대통령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의 과감한 정책을 내 놓는다면 시장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우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주는 정책들을 한꺼번에 내놓아 신뢰를 받았다"며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계속 줘야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월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매우 창조적인 의견들이 월가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리스크관리 실패 등 그간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향후 더욱 발전적인 방안들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위기를 빌미로 미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있어 다소 우려된다"며 "자본시장을 저해하는 규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