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7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서울 땅값도 8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마이너스 쇼크가 불어닥치고 있다.

26일 노동부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5명 이상인 7208개 표본 기업 대상으로 임금근로시간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3분기 근로자 1인당 월 평균 실질임금은 240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7만3000원)보다 2.7% 줄었다. 상용근로자(정규직)의 3분기 실질임금은 지난해 3분기보다 2.4% 떨어진 255만8000원으로 2001년 3분기(-0.1%)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실질임금의 하락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분기 -6.0% 이후 이번이 최대 규모다.

특히 올해 3분기 임시ㆍ일용근로자 실질임금은 79만2000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9.2%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하락추세는 보다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부는 최근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떨어진 원인으로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른 반면 명목임금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올 3분기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5.5% 오른 반면 근로자 명목임금은 267만2000원으로 2.6% 오르는 데 그쳤다.

국토해양부가 이날 발표한 '10월 전국 땅값 동향'에 따르면 서울 땅값은 전달보다 0.24% 떨어져 2000년 4분기 이후 8년 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 25개구가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전국적으로는 전달보다 0.04% 오르는 데 그치면서 6개월 연속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집값 하락의 여파로 땅값 하락세는 앞으로 본격화할 조짐이다.

지난달 토지 거래량도 1억8383만㎡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16.4% 각각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토지의 경우 아파트 등 집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한 특성이 있지만 금융위기에 이어 실물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토지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이건호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