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노후 사회에도 책임" 43%
"집에서도 스트레스 느껴" 47%

가족의 해체? ‥ "결혼 안해도 그만" 미혼女46%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다. 노부모 부양은 자녀들 몫이라는 생각이 희미해졌고 대신 국가와 사회의 공동 책임을 기대하는 이가 더 많아졌다. 통계청은 지난 6월 전국 15세 이상 국민 4만2000명에게 각각 가족 및 건강 관련 질문 27개를 던져 얻어 낸 답변을 집계한 '2008년 사회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노부모 생활비 "스스로 해결"

부모의 노후 생계를 '가족이 책임 져야 한다'는 응답은 2002년 70.7%,2006년 63.4%였으나 올해는 40.7%로 줄었다. 대신 '가족과 정부ㆍ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답변이 같은 기간 동안 '18.2%→26.4%→43.6%'로 증가했다. 처음으로 공적(公的) 책임론이 가족 책임론을 앞선 것이다. 생활비 문제도 부모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46.6%)가 자녀 지원(25.9%)보다 많았다. 경제 사정이 나빠지면서 가족 부양 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15세 이상 가구주만을 대상으로 부모와의 동거 여부를 물었더니 '따로 산다'는 대답이 60.2%로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가구주는 2002년 42.7%에서 올해는 38%까지 줄었다.

미혼 여성 중에서는 결혼에 대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상관 없다'는 입장이 46.8%로 '해야 한다'(46.5%)는 답변보다 더 많았다. 2006년(41.8%)보다 5%포인트 더 늘어난 것이다. 반면 남자는 64.8%가 결혼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 절반 "집에서도 스트레스"

조사 대상 10명 중 6명은 전반적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직장 생활에서는 77.8%가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고 47.1%는 가정 생활에서조차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 본 사람은 전체의 7.2%였다. 주로 경제적 어려움(36.2%) 때문이었고 가정 불화(15.6%) 외로움(14.4%) 등도 있었다. 남자(5.8%)보다는 여자(8.5%)가,연령대별로는 10대(10.4%)의 자살 충동이 잦았다.

20세 이상 국민의 흡연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다. 2003년 29.2%였던 흡연 인구는 올해 26.3%까지 줄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