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역발상' 발언에 속앓이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안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LA동포간담회 발언 때문에 한나라당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민주당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는 데다 여당 내부에서도 '경기침체 국면에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땐가'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식전문가로 통하는 고승덕 의원은 26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어느 때가 바닥인지는 귀신도 모른다는 것이 주식시장의 속담"이라며 "지금 주식을 사면 내년에 플러스가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내년 주식전망에 대해선 "정부가 금융대책이나 부동산대책 등을 얼마나 강도있게 신속하게 해주느냐에 따라 실물이나 주식시장 하락에 영향을 준다"며 "방만하게 갈 경우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당내 경제통 의원들도 '민감한 시기에 실언했다'는 반응이다. 이종구 의원은 CBS라디오 대담에서 "주가라는 것은 정말 알 수 없다"고 신중론을 폈고,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은 "어려운 시기니까 희망을 주겠다는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주가 같은 민감한 문제를 너무 쉽게 말씀하신 것은 아닌지 아쉽다"고 꼬집었다. 초선인 H의원은 "대통령이 주식에 대해 직설적인 전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며 "경제전문가도 그런 식의 위험한 발언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Y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을 주변 참모들이 전혀 컨트롤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준혁/김유미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