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정평가, 경상적자 등 부풀려져 … 조목조목 반박

국내 유일의 토종 신용평가사인 한신정평가가 세계적 평가사인 피치의 한국 신용등급 전망 조정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한신정평가는 무디스와 피치가 각각 최대주주인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와 함께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다.

한신정평가는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피치가 최근 한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것에 대해 "피치의 전망엔 내년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순대외채무 등이 과다하게 부풀려져 있다"며 "이번 조정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 남욱 상무는 "피치가 한국의 내년 경상적자를 228억달러로 전망한 것은 국내외 경제연구기관 및 다른 국제 평가사와도 큰 차이가 난다"며 "국제유가 및 원자재값 급락과 환율 상승에 따른 무역외수지 등을 감안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올해 ―1.3%에서 내년에는 ―0.7%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경상수지는 균형 내지 소폭 적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900억달러의 순채무로 전환될 것이라는 피치의 전망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남 상무는 "한국이 순채무국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있지만 900억달러에 달하는 순채무를 보유하는 극단적 수준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상수지가 상당 폭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은행 지원을 위해 국가 채무가 막대한 규모로 불어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이어 "올 6월 말 기준 총대외채무 4198억달러 중 36%에 달하는 1518억원은 선박수출 선수금이나 환헤지용 선물환매도와 같이 상환 부담이 거의 없는 외채"라며 "채무의 질을 따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남 상무는 "금융부문의 디레버리징(채무상환) 비용 증가 가능성과 세계 경기침체,글로벌 신용경색 등은 한국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이며 이런 경고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