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정신력과 정확한 기술로 금메달을 따겠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석연찮은 롱 에지(wrong edge) 판정으로 '정석 점프'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강한 정신력과 완벽한 연기를 앞세워 판정 시비를 잠재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나섰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3.64점으로 1위에 오른 김연아는 8일 오후 5시부터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통해 그랑프리 시리즈 5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59.30점으로 2위를 차지한 안도 미키(일본)와 점수 차는 4.34점으로 근소하지만 김연아는 '명품 점프'와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앞세워 기필코 금메달을 따내 상처받은 자존심을 치유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 6일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잘못된 에지 사용'이라는 심판진의 판정을 받았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에서 회전수 부족으로 감점을 받은 것에 대해선 김연아도 웃으면서 실수를 인정했지만 트리플 플립의 에지 사용이 잘못됐다는 판정만큼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ISU는 이번 시즌부터 러츠나 플립 점프에서 확실하게 잘못된 에지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주의 깊게 볼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채점표에 롱 에지를 뜻하는 'e'가 아닌 '!'를 도입했지만 심판진은 가차없이 롱 에지 판정을 내려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이미 시니어 무대 3년차인 김연아는 교과서적인 에지 사용으로 국제심판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왔고, 지난 1차 대회에서도 같은 기술에서 1.20점의 가산점까지 받았던 상황에서 이번 '롱 에지' 판정은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구동회 부사장은 "롱 에지 판정은 충격적이다.

정신력이 강한 선수지만 프리스케이팅 첫 과제가 똑같은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여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트리플 플립에 어텐션 마크(!)가 붙었다면 이해의 여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예 롱 에지를 줬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칫 그냥 넘어가면 계속해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연아는 더욱 깔끔한 점프와 완벽한 연기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뿐이다.

1차 대회에서 레벨 3을 받았던 레이백 스핀과 플라잉 싯스핀도 집중적인 연습을 통해 레벨 4로 끌어올린 만큼 점프에서 실수를 최소화한다면 안도에게 역전의 빌미를 내주지 않을 수 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어떤 한 가지 기술에 집중하기보다는 모든 요소들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싶다.

긴장하지 않고 후회 없이 대회를 마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연아는 8일 프리스케이팅을 마치고 나서 9일 오후 갈라쇼까지 끝낸 뒤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가 내달 고양시에서 치러질 그랑프리 파이널 준비에 나서게 된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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