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美 대선과 중국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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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5일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라는 제목의 미국 대통령 선거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다. 중국의 다른 매체들도 상세한 소식을 전했다. 이에 대해 한 베이징의 외교관은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예전만 하더라도 국가 원수를 자신의 손으로 뽑지 않은 중국 언론들은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다른 나라 얘기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어디서 올까. 바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사석에서 만난 중국의 한 고위관리는 한국의 정치 상황과 관련,"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시위가 매일 벌어지고 막대한 손실을 보는 민주주의가 과연 필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했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선전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금융위기 때문이며,위기감을 느낀 국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고 있다는 신화통신의 보도에서도 자신감이 느껴진다. 형식적인 민주주의보다는 국가통치의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이 지금 내심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선거를 백날 해 봐도 소용없다'는 것일지 모른다. 서방에서 비민주적이라고 비난하는 정치구조를 갖고 있지만,미국과 유럽이 금융위기로 좌초의 위기에 몰려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콧대가 마냥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선거가 없는 중국의 정치구조가 선거를 치르는 국가에 비해 낫거나 나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나름 제도가 갖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중국 역시 13억명의 국민을 통치하려면 권력의 집중과 연속성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이 행여 국가 우월주의에 빠진다면 곤란하다. 중국민들이 선거라는 제도를 갖지 못한 것은 정치 사회적인 조정기능이 결여돼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가 혁명원로를 포함한 실력자들이 모여 비밀리에 차기 국가원수를 결정하는 중국의 시스템이 진정 국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다고 보긴 힘들다.
베이징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가장 해보고 싶은 게 선거"라고 밝혔다. 혹시라도 중국이 미국의 선거를 보면서 자기도취에 빠진다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이런 변화는 어디서 올까. 바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사석에서 만난 중국의 한 고위관리는 한국의 정치 상황과 관련,"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시위가 매일 벌어지고 막대한 손실을 보는 민주주의가 과연 필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했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선전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금융위기 때문이며,위기감을 느낀 국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고 있다는 신화통신의 보도에서도 자신감이 느껴진다. 형식적인 민주주의보다는 국가통치의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이 지금 내심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선거를 백날 해 봐도 소용없다'는 것일지 모른다. 서방에서 비민주적이라고 비난하는 정치구조를 갖고 있지만,미국과 유럽이 금융위기로 좌초의 위기에 몰려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콧대가 마냥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선거가 없는 중국의 정치구조가 선거를 치르는 국가에 비해 낫거나 나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나름 제도가 갖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중국 역시 13억명의 국민을 통치하려면 권력의 집중과 연속성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이 행여 국가 우월주의에 빠진다면 곤란하다. 중국민들이 선거라는 제도를 갖지 못한 것은 정치 사회적인 조정기능이 결여돼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가 혁명원로를 포함한 실력자들이 모여 비밀리에 차기 국가원수를 결정하는 중국의 시스템이 진정 국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다고 보긴 힘들다.
베이징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가장 해보고 싶은 게 선거"라고 밝혔다. 혹시라도 중국이 미국의 선거를 보면서 자기도취에 빠진다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