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대체에너지 '먹구름'

고유가와 지구온난화의 대안으로 각광받았던 대체에너지 개발이 금융위기와 유가 급락의 역풍을 맞고 있다. 미국 2위의 바이오 에너지 생산업체인 베라선에너지는 지난달 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3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신용경색과 유가 하락으로 풍력 태양광 지열 등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의 원동력을 잃고 있다. 금융위기로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 특히 휘발유 대체로 각광받았던 바이오연료인 에탄올업체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크다. 미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6개 에탄올업체의 시가총액은 주가가 정점을 지나던 2006년 중반 최고점 대비 87억달러 이상 날아가버렸다.

신용경색으로 대체에너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기존에 계획됐던 대형 대체에너지 프로젝트가 중지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영국 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풍력 태양광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 프로젝트 건설비로 조달된 자금은 지난 2분기 232억달러에서 3분기 178억달러로 줄었으며,4분기와 내년에 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난으로 테슬라모터스는 전기자동차 모델S의 생산을 늦췄으며 직원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오 에너지 붐을 타고 2001년 설립된 베라선은 옥수수 가격 급락으로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옥수수값이 치솟으면서 실적이 악화되자 가격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옥수수 선물 가격을 부셸당 8달러로 고정시켰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옥수수 가격이 21개월 만에 최저치인 부셸당 3.64달러로 급락해 큰 손실을 입었다.

서기열 기자/윤형훈 인턴(한국외대 3학년)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