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 투표일을 2주남짓 남겨둔 현재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그네 주), 즉 경합주(州)에 동원가능한 자원을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두 후보진영은 전통적으로 지지기반이 확고한 지역에서는 광고비 지출이나 유세빈도 등을 줄이는 대신 우열의 윤곽이 가려지지 않은 지역 가운데 특히 선거인단수가 많은 지역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건 대격전을 준비중이다.

21일 현재 미국의 주요언론들과 여론조사 전문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스윙스테이트로 분류하는 곳은 플로리다(선거인단수 27명)와 오하이오(20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버지니아(13명), 콜로라도(9명), 네바다(5명) 등 6개주다.

이들 6개주의 선거인단수를 모두 합치면 89명이다.

백악관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70명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89명이 걸린 이들 경합주의 향배가 대선 결과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6개주는 2000년과 2004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가 모두 승리를 거뒀던 지역이지만 이번 대선레이스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돼 대부분의 오바마 후보가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매케인 후보로서는 어려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매케인이 만약 이들 6개주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막판 대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이날 워싱턴타임스가 정치전문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조사내용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오바마 후보가 확실한 우세를 보이는 지역의 선거인단이 203명, 근소한 우세 지역의 선거인단이 61명으로 현재 264명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케인은 확실 우세가 155명, 근소 우세가 30명으로 185명을 확실히 챙길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89명이 바로 이들 6개 스윙스테이트의 선거인단이다.

만약 매케인이 6개주에서 전승한다면 선거인단수는 276명으로 오바마(264명)을 따돌리고 막판 대역전에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네바다를 제외한 단 한 곳에서라도 패하면 백악관행의 꿈은 물거품이된다.

만약 6개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가장 적은 네바다(5명)를 오바마가 승리하고 나머지는 모두 매케인이 차지한다면 두후보의 확보 선거인단수는 공교롭게도 269 대 269로 동률이 된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현재 네바다에서 두후보 지지율이 오바마 49%, 매케인 44.8%로 집계했다.

종전 조사때보다 오바마가 4.2%포인트 더 끌어올렸다.

플로리다는 오바마 48.7%, 매케인 44.9%로 역시 오바마가 종전보다 3.8%포인트 더 확보했다.

오하이오는 오바마 48.5%, 매케인 45.7%, 버지니아는 오바마 51.8%, 매케인 45%, 노스캐롤라이나 오바마 47.3%, 매케인 46% 등이었다.

콜로라도 역시 오바마가 50.6%, 매케인 44.6%로 조사됐다.

이들 6개주 모두 종전조사에 비해 오바마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보수성향의 언론매체인 폭스뉴스가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과 공동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는 매케인의 지지율이 49%로 오바마(48%)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라스무센의 종전 조사때는 플로리다에서 오바마 51%, 매케인 46%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케인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이다.

또 오하이오는 한주전 조사때 매케인 47%, 오바마 49%였으나 이번 조사때는 매케인 49%, 오바마 47%로 매케인이 다시 우위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노스캐롤라이나와 콜로라도 등에서도 매케인이 약진하면서 지지율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폭스뉴스가 분석하는 것과 같은 추세로 투표일까지 이어진다면 매케인의 대역전도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매케인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우세가 확실했던 미시간을 이미 포기한 상태이며 뉴멕시코와 펜실베이니아, 미주리, 인디애나 등에서도 박빙 또는 근소한 열세 국면에 놓여 있다는 것이 문제다.

6개 스윙스테이트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그동안 `집토끼'로 분류했던 지역에서 뜻밖의 패배를 당하면 대역전 구상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