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 생명과학과 남홍길 교수(50)가 세계 3대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셀(Cell),네이처(Nature)에 연구 성과를 차례로 발표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포스텍은 남 교수팀이 영국 레스터대,경북대 연구팀과 함께 고등 종자식물 진화의 핵심 열쇠인 ‘중복수정을 위한 쌍둥이 정자 형성에 관한 결정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2일 발표했다.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온라인판 23일자에 게재됐다.

포스텍학술정보처가 1981~2008년 3대 저널에 실린 한국기관 소속 저자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국내 기관 주도 연구로 3대 저널에 모두 논문을 발표한 것은 남 교수가 처음이다.지금까지 이서구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3대 저널에 모두 논문을 게재한 유일한 한국인 과학자였으나 연구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수행됐다.

남 교수는 1999년 식물의 광(光) 주기성을 조절해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 ‘자이겐티아’ 발견,관련 논문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2005년에는 빛의 세기에 따라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조절하면서 식물의 ‘눈동자’ 역할을 하는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해 ‘셀’에 게재했다.

이번 논문의 주제인 ‘중복수정’은 속씨식물의 독특한 유성생식과정으로 중복수정의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왔으나 그 매커니즘은 지금까지 규명되지 않았다.남 교수팀은 십자화과인 ‘애기장대’를 연구하던중 발견한 불임변이체를 이용,생식세포 속에 있는 단백질 분해 복합체(SCF_FBL17)가 쌍둥이 정자를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