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지난주말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정부가 전날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다급한 외화 유동성 사정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 전체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대마다 버티고 있던 결제수요와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로 인한 수요가 들어오면서 하락폭을 확대하는데는 실패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인 지난 17일 종가보다 19원(-1.42%)이 하락한 1315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실물경제 침체 우려에 따른 미 증시하락이라는 악재보다 전날 발표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더 신뢰를 보내며 지난 17일보다 64원이 급락한 127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급락세는 환율은 1230원까지 떨어트렸으나 결제수요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에 따르 역송금 수요, 자산운용사들의 해외펀드 관련 대기수요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줄여 다시 1330원대가치 치고 올라갔다.

이후 네고물량 출회되면서 1300원대에서 횡보하던 환율은 오후들어 130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움직이며 등락을 거듭한 뒤 1310원대에서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상승압박보다 하락요인이 더 많았다. 정부는 지난 19일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은행들의 대외채무를 3년간 연장해주는 조치를 포함한 대책을 발표했다. 총 지급보증 규모는 1000억 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을 통해 300억 달러의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 대책으로 외화자금 시장에 일단 숨통이 트일 전망 속에 이날 원달러 환율의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지난 17일 뉴욕 역외선물환 시장에서 1개월물 기준으로 1260원대로 내려 앉은 바 있다. 역외 원달러 환율은 1개월물 기준으로 직전일 종가대비 15원 가량 낮은 1295/1298원에 호가를 출발했다. 환율은 이후 1255원 수준까지 급락한 뒤 직전일대비 50원 가량 낮은 1257/1267원에 최종 호가를 형성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이날 국내 증시에서 34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역송금 수요가 발생했고 또 가격대별로 결제수요가 버티고 있어 환율 급락을 막았다.
또 밤사이 열린 미국 증시 하락도 원달러 환율 급락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주말 미 주택착공 통계가 17년 반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미국 소비자 신뢰도가 10월 들어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미 다우지수는 1.41%(127.04p)가 하락한 8852.22를 기록했다. 또 S&P500지수는 0.62%(5.88p)가 빠진 940.55를 기록했으며 나스닥지수는 0.37%(6.42p)가 빠진 1711.29로 마감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참가자들이 정부의 시장안정 조치에 신뢰를 주고 있다"면서 "다만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선만큼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나 가격대별로 결제수요 등이 버티고 있고 미 증시 등 세계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히 상존해 있어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찾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7일보다 26.96p오른 1207.63을 기록, 12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전거래일인 17일보다 0.91p가 오른 353.09로 마감됐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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