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7일 연속 급락행진을 펼치며 미국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로 출발하고 있다. 전날 닷새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하락분을 반납하는 분위기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0분 현재 전날보다 23.5원(1.7%)이 상승한 1405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전 거래일보다 15.5원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하락분을 반납하며 1395원에 장을 출발했다. 이후 역내외 매수세 연거푸 호가를 높이며 1460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성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시장에서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할 지 시장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대외 여건은 좋지 않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스위스 등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공조에 나서고 한국은행 역시 이에 동참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시장은 지속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밤 사이 뉴욕 증시는 7일 연속 급락행진을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7%가 넘는 678포인트 떨어지면서 8579.19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9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003년 5월 이래 처음이다.
S&P 500지수는 7.62% 빠진 909.92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1645.12로 5.47% 하락했다.

밤사이 열린 원달러 역외사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위에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 1개월물 기준으로 1352/1355원에 호가를 출발했으나 장중 1400원대로 상승해 최종 호가로 1400/1410원을 기록했다.
1개월물 스왑포인트가 -8.50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일 서울장 종가인 1379.50원보다는 3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미국 증시가 연일 포락하며 금융불안을 초래하자 백악관이 긴급 진화에 나선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0일 오후 11시) 연일 계속되고 있는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내일 오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정부관리들이 미국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한 모든 조치를 공세적으로 취하고 있다는 확신을 미국인들에게 심어주게 될 것"이라면서 재무부도 신용 경색을 완화하고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도 1990년대말 아시아 외환위기 때 마지막으로 사용됐던 IMF의 긴급금융지원 시스템을 새로 가동, 최근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칸 총재는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IMF가 8일(현지시간) 긴급금융지원 절차를 가동시켰으며 이에 따라 일부 신흥시장 국가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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