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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불붙은 워싱턴 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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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희한한(?) 나라다. 최근 월가 금융위기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언뜻 이해되지 않는 풍경이 여기저기 목격된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로비'다. 로비 천국이고 로비가 합법적이라지만 우리네 정서를 한참이나 벗어난다.

    미 상원이 7000억달러의 금융권 구제금융 수정법안을 통과시키기 직전인 지난 1일 오후.상원을 대상으로 한 전미퇴직자협회(AARP)와 금융업계 간 한판 로비전의 승부가 갈렸다. 주택압류 위기에 처한 주택소유자들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환조건을 조정해 줄 수 있도록 파산법원 판사들의 재량권 조항을 수정법안에 끼워넣으려던 AARP측의 로비가 금융업계의 맞대응 로비에 밀려 완패당했다는 후문이다.

    구제금융 수정법안이 지난 3일 하원을 통과,사상 최대 공적자금 투입이 예정되자 워싱턴 정가와 관가 주변에는 로비스트들로 북적거린다. 미 재무부는 부실자산 매입,가치 산정,자산운용사 선정 등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어 향후 금융회사들의 생사여탈권을 갖게 됐다. 미 의회는 금융업계에 대해 강력한 규제와 감독을 벼르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 로비스트를 앞세워 정가와 관가에 이해관계를 반영시키려는 금융업계와 개별업체들의 로비활동이 포착된다. 서슬퍼런 감독과 규제를 사전에 로비로 막아보겠다거나,살 길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로비업체인 '홀랜드 앤 나이트'에서 대정부 관계를 담당하는 책임자인 리치 골드는 "앞으로 3년에서 5년 동안 치열한 로비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금융법안이 나오기 전 미국의 양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정부 관리하에 들어갔다. 엄청난 부실을 안고 있던 두 업체가 정치권과 정부 로비로 연명한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부실 금융사 경영진들이 구제금융을 받고도 별 처벌을 받지 않게 된 것도 로비 덕분이다. 현재 미 의회에 등록된 로비스트는 4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워싱턴 로비의 거리인 'K스트리트'에 포진해 있다. 이처럼 미국은 로비 천국이지만 로비 만능주의를 탓하는 목소리는 그다지 들리지 않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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