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1동에서 '청기와감자탕'이란 상호로 감자탕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창연(50)입니다. 점포는 장암지구 아파트단지 상업지구에 위치한 5층 상가빌딩 1층에 있습니다. 매장 면적은 200㎡(약 60평)로 테이블 27개(108석)를 두고 있습니다.

저는 미도파백화점 상계점 식품부에서 10년간 근무하다가 외환위기 때 실직하고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고기뷔페를 3년 정도 운영하면서 제법 돈을 벌었습니다. 여세를 몰아 7년 전 의정부시 장암지구 신곡동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것에 맞춰 감자탕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었습니다. 개업 이후 3년 정도는 장사가 잘 됐고 4년째 접어들면서 매출이 주춤하자 점포 경영을 친지에게 맡기고 중국과 국내에서 다른 업종의 외식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아 모두 접었고 현재는 청기와감자탕 운영에만 주력하고 있습니다.

창업 당시 보증금 5000만원과 인테리어,가맹비,주방집기 구입 등에 소요된 1억5000만원 등 약 2억원이 초기 비용으로 들어갔습니다. 임대 조건은 월세 450만원에 건물 관리비 50만원입니다. 종업원은 주방과 홀에 4명을 고용하고 있고 이 중 3명이 5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들입니다. 현재 '청기와감자탕' 상호를 사용하고 있지만 가맹본부와는 결별한 상태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입니다. 2년 전까지 24시간 영업을 해왔지만 효율적이지 못한 것 같아 영업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처음에는 감자탕만 기본 메뉴로 운영하다 동태찜을 추가했고 2년 전에는 동태찜을 저가형 아귀찜으로 교체했습니다. 현재 감자탕과 아귀찜의 매출 비중은 6 대 4 정도입니다. 5개월 전 물가 상승으로 원가가 45%까지 올라가자 감자탕 가격을 1000원씩 올렸고 아귀찜 가격은 9900원(소)에서 1만40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최근 들어 인근에 샤브샤브점 추어탕집 굴국밥집 등이 들어서면서 점심 매출이 월 1200만원대에서 800만원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저녁 매출은 2500만원에서 230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계절적인 요인도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월 매출은 3000만~3300만원대입니다. 점포만 놓고 보면 수익을 어느 정도 올리고 있지만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이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현재 매출 수준으로는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점포를 활성화시키고 매출을 늘릴 수 있을까요.

입지‥30~40대 가족단위 외식수요 많아, 찌개류 강세…감자탕 소비기반 탄탄
의뢰인의 점포가 있는 장암지구 신곡동은 의정부시 택지개발 초기 단계에 조성된 지역입니다. 장암지구는 서울 외곽순환도로와 동부간선도로가 만나 포천으로 향하는 43번 국도변에 있으며 의정부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인근 금오지구나 민락지구에 비해 주거 밀도는 높지만 도시 인프라가 부족해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고 다소 정체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실제로 의뢰인의 점포를 기준으로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아파트단지에 1만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지만 공시지가가 2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거의 없습니다.

연령대별로는 30~40대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기초형 생활 소비가 왕성한 반면 사치형 소비는 부진합니다. 가족 단위 외식수요가 많아 식당들이 많지만 유흥업소가 빈약해 2~3차로 이어지는 연계 소비가 저조한 지역입니다. 외식업도 술과 연관된 메뉴보다는 추어탕 순대국 등 식사메뉴 중심으로 운영되는 업소들이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삼겹살,돼지갈비,쇠고기 등 고기 전문점 비중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또 의정부가 '부대찌개의 원조'란 점에서 찌개·전골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감자탕의 소비 기반도 탄탄한 편입니다. 의뢰인의 점포는 인근에 경쟁점이 많지 않고 매장 규모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잘만 운영하면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걸림돌‥간판 잘 안보이고 내부시설 노후, 아파트 밀집 불구 주부 고객 적어
의뢰인의 점포는 신곡동 먹자거리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지만 가시성이 의외로 떨어집니다. 도로변을 따라 건물이 안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돌출 간판과 전면 간판의 효과가 미미한 편입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독립 점포로 전환한 후 독자적으로 만든 외부 간판이나 점포 내부의 POP(판매시점) 광고물 등은 경쟁 업체들에 비해 디자인 수준이 떨어집니다.

또 전면 간판은 감자탕과 아구찜을 같은 크기로 배치해 놓아 고객에게 주력 메뉴가 무엇인지를 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부 구조는 중대형 음식점으로서 손색이 없으나 개업한 지 7년이 지나 전반적으로 시설이 노후화된 느낌입니다. 매장 내부의 실내 조명도 다소 어두운 편입니다. 메뉴판과 실사이미지,벽지 등도 낡아서 식감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아파트 밀집지역이고 30~40대가 많이 사는 입지적 특성을 감안할 때 주부 고객층의 비중이 낮은 것은 문제입니다. 주부들을 잡아야 가족 단위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중대형 점포의 이점을 살려 아이를 동반하는 가족 고객을 위해 어린이 놀이공간은 마련해 뒀지만 따로 어린이들을 위한 메뉴가 없습니다.

감자탕은 푸짐한 양을 제공해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겠지만 끓일 때 넘칠 정도여서 오히려 지저분한 느낌을 줄 우려가 있습니다.

또 전단지 배포나 이벤트 개최 등 홍보활동을 소홀히 해온 점도 점포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신장개업 수준 시설 새단장 시급, 묵은지·꽁치 감자탕 추가 해볼만

현재 영업실적은 의뢰인이 최근 3년간 점포를 친지에 맡겨 놓았던 기간에 매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을 감안하면 그리 저조한 편은 아닙니다. 개업 초기 3년간의 호황 시절보다는 떨어지지만 월 매출 3300만원 정도면 의뢰인의 인건비를 제하고도 300만원 이상의 수익은 창출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배후에 소비 기반이 탄탄하고 그동안 홍보 활동이나 매장 개선에 소홀히 해온 점을 비춰볼 때 앞으로 일부 매장 리뉴얼과 메뉴 보완,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점주가 기대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의뢰인이 위탁 경영을 맡긴 3년 동안 점포 이미지가 낮아진 데다 시설이 전반적으로 노후화된 것 등을 고려하면 '신장개업' 수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선 외부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실사물 등을 활용한 간판 천갈이가 필요합니다. 이때 디자인에도 신경써야 합니다. 상호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결별하고 독립한 만큼 지역 이름을 따서 '신곡 청기와'나 '장암 청기와'로 교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곡 또는 장암이라는 글자는 적게 표기하고 청기와는 약간 큰 글자로 배치하면 효과적입니다. 내부는 오래된 벽지나 메뉴판 실사이미즈 등을 새 것으로 교체하고 조명도 좀더 밝게 해 분위기를 전환하는 게 좋습니다. 돌출간판도 밝은 톤으로 바탕색을 처리하고 간결하게 디자인해야 눈에 잘 띕니다.

의뢰인은 인근에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점심시간 매출이 줄어들자 추어탕 메뉴 도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점포 건너편에 있는 추어탕전문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식재료 관리나 요리 절차 등에서 기존 메뉴와 충돌할 수 있어 적절치 않습니다. 오히려 뼈해장국 이외에 묵은지감자탕이나 고등어나 꽁치 등을 결합한 감자탕 등 감자탕 전문 메뉴 개발이 필요합니다. 어묵을 이용한 얼큰한 부대찌개나 부대 칼국수,계절메뉴로 칡냉면이나 비빔국수 정도는 점심 메뉴로 도입할 만합니다. 또 어린이 동반 가족 고객들을 위해 돈가스 등 아이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한두가지 갖추는 게 필요합니다.

상차림은 비교적 무난한 편입니다. 다만 겉저리의 경우에는 감칠맛과 칼칼한 맛을 좀 더 살려야 합니다. 부추무침이나 파김치를 내놓는다면 차별화된 매장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아귀찜을 내놓는 접시는 좀 더 크고 고급스러운 것으로 교체하고 감자탕도 전골 냄비의 크기를 바꿔서라도 끓일 때 국물이 넘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용기를 교체할 때 가격 조정도 필요해 보입니다.

감자탕의 경우 메뉴 체계를 '대·중·소'에서 '대·중'으로 줄이고 아귀찜은 저가형 전략에서 탈피해 맛을 보완하고 해물 등을 추가해 3인분을 3만원대에 내놓는 게 바람직합니다.

시설 리뉴얼이 끝나면 고객 유치활동의 일환으로 개업 7주년 이벤트를 여는 게 좋습니다. 일정 기간 특정 메뉴를 할인해 주고 쿠폰 증정이나 마일리지 적립,시식권 배포 등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도움주신 분들]
김형영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과장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소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