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2015년부터 러시아산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국영가스회사인 한국가스공사와 가즈프롬은 이날 두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 연방의 대한민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연간 100억㎥의 PNG(LNG 환산시 약 750만t)를 30년간 장기 도입한다. 러시아에서 도입하는 천연가스는 2015년 국내 총 예상 수요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양국은 러시아 측의 제안대로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을 연결하는 가스배관을 건설,천연가스를 공급받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가스공사와 가즈프롬은 극동지역에 석유화학단지 및 LNG 액화플랜트를 건설,공동 운영 및 판매(수출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러시아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고 우리는 저렴한 가격에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으며,북한은 통과료 수입을 거둘 수 있다"며 "특히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이 현실화할 경우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10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극동시베리아 지역 공동 개발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서캄차카 해상광구 개발 △우주 분야 협력 확대 △무역자유화를 위한 조치 등이 주요 골자다.

이와 함께 양국 정부는 단기복수사증 협정,광물자원협력 협정 등 26건의 MOU도 체결했다.

모스크바=홍영식/류시훈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