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프로 선수로 뛰고 있는 최광수(48.동아제약)가 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에 노장 돌풍을 예고했다.

최광수는 26일 경기도 가평 가평베네스트골프장(파71.7천14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 SBS코리안투어 삼성베네스트오픈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송기준(21.우리골프)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통산 15승을 올리며 네차례나 상금왕에 올랐던 최광수는 2005년 한국오픈 우승 이후 내리막을 걸었고 작년에는 아들 최형규(21)가 투어 선수가 되면서 자신의 성적보다는 아들 뒷바라지에 정성을 쏟았다.

올해는 시즌 초반 교통사고를 당해 대회 출전도 자주 못하면서 시즌 상금은 1천600만원에 그쳐 '이젠 한물 간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까다로운 코스 세팅과 빠르고 단단한 그린이 선수들을 괴롭히는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최광수는 노련미를 앞세워 이틀 내내 선두권을 달렸다.

특히 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몰아쳐 그린을 바싹 말린 2라운드에서 최광수의 관록은 빛났다.

9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한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한 최광수는 특히 16번홀(파3)에서 멋진 벙커샷으로 1m 파세이브에 성공한 뒤 18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홀 10㎝에 붙인 것이 돋보였다.

최광수는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경험으로 잘 이겨냈다"면서 "남은 이틀 동안 전략적인 골프를 구사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최광수의 아들 뻘인 송기준은 1언더파 70타를 쳐 전날 공동2위에서 공동 선두로 도약하면서 '무명 돌풍'을 이어갔다.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 때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로 나선 적이 있는 송기준은 "안전한 플레이로 무리하지 않은 덕에 타수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븐파 71타로 잘 버틴 권태규(37)가 1타 뒤진 3위를 달린 가운데 1타를 줄인 강성훈(21.신한은행)은 2타차 공동4위(3언더파 139타)로 올라섰다.

작년 우승자 이승호(22.투어스테이지)도 2언더파 69타를 때려 이인우(36.투어스테이지), 최인식(26.우리골프)와 함께 공동6위(2언더파 140타)로 2라운드를 마쳤다.

첫날 선두에 나섰던 외국인 선수 앤드류 매킨지(호주)는 2타를 잃어 공동4위(3언더파 139타)로 밀려났고 상금랭킹 1위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도 3오버파 74타를 치는 부진 끝에 9위(1언더파 141타)로 내려 앉았다.

1라운드에서 공동2위에 올라 '가을 사나이'의 명성을 되찾는 듯 했던 작년 다승왕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은 10오버파 81타를 치는 최악의 라운드를 펼쳐 컷오프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