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바람의 화원'에서 신윤복 역

SBS TV '바람의 화원'에서 천재 화가 신윤복 역을 맡아 남장 여자 연기에 도전한 문근영은 "이 드라마를 하면서 점점 남자가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17일 오후 서초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바람의 화원'의 제작발표회에 검은색 미니 원피스의 깜찍한 차림으로 나선 문근영은 "몇개월 째 남자로 살아와서인지 오늘 원피스를 입고 나서려니 영 어색하다.

촬영장에서 배우들을 늘 '형'이라 불렀다.

목소리도 점점 남자처럼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소리가 잔뜩 쉰 상태인 문근영은 "이 작품을 하면서 뛰기도 많이 뛰고 소리도 많이 질러 목이 편할 날이 없다.

그래서 목이 쉰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장 여자 캐릭터는 지난해 MBC TV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가 인기를 끌면서 관심을 모았다.

문근영은 "이 드라마에서 신윤복은 단순한 남장 여자의 느낌이 아니라 남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알고봤더니 남장 여자였구나'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나 역시 '남장 여자의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며 "감독님도 촬영장에서 일부러 남자인 척 하지 말라고 한다.

'이미 충분히 남자다'고 말씀하신다.

'커피프린스 1호점'과는 그런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로 행세하기 때문에 극중에서는 묘한 동성애 코드가 녹아있다.

김홍도(박신양 분)가 '남자' 신윤복에게 애정을 느끼거나, 기생 정향(문채원)이 신윤복이 여자인 줄 모르고 연정을 느끼는 지점이 그렇다.

문근영은 "윤복이 정향의 세미 누드를 그리는 장면은 상대 배우가 나와 같은 여자였지만 극중에서는 굉장히 은밀한 장면이고 그런 장면을 찍는 게 처음이라 무척 긴장됐다"면서 "사실 내 남장 연기를 보면 창피하다.

그래도 내 일자 눈썹이 이번에는 외양상으로 도움이 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신윤복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가를 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에는 신윤복의 그림이 뭐가 특별한지 몰랐어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동양화를 알게되고 그 속에서 신윤복이라는 사람, 그 사람이 남긴 그림을 보면서 너무나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동양화는 붓을 다루기가 정말 힘들어요.

난을 칠 때는 굵은 선을 그렸다가 다른 부분에서는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신윤복의 그림을 보면 그런 섬세한 선들이 굉장히 잘 살아있어요.

그밖에 화려한 색감,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를 채택한 것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