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군 군동면 화방마을 입구에 있는 달마상을 닮은 느티나무가 있어 화제다.

어림잡아 수령 400년 이상 된 이 느티나무는 유둣날(流頭)이나 정월 초하루에는 마을 주민들이 어김없이 제사도 지내는 당산나무다.

둘레는 어른 2명이 양팔로 휘감아도 부족할 정도로 굵고 높이도 20여m가 훌쩍 넘어 여름철 쉼터로도 제격이다.

이 나무 밑에는 정자도 설치돼 주민들의 쉼터와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마을의 수호신 같은 이 나무가 10여년전부터 아랫부분이 툭 튀어나오기 시작하면서 그 모양이 영락없는 달마상을 닮아가기 시작했다.

시원스럽게 벗겨진 머리며 웃음을 머금고 있는 조그마한 눈, 주먹만 한 코, 툭 불거져 나온 배 등이 달마상을 쏙 빼다 놓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해학이 넘쳐난다.

이미 입소문을 타고 이 나무를 보러 오는 사람들까지 생겨날 정도로 인기다.

코를 쓰다듬어 보고 배도 만져보며 만복을 기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마을 윤 림(77)할아버지는 17일 "매년 제사를 지내며 마을의 평온을 유지하고 악귀를 쫓아내 줄 것을 기원하곤 했는데 이제는 달마상까지 옆에 두고 있으니 마을에 기쁜 일만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무속인들은 이 느티나무 달마상이 "화대화상(華袋和尙.돈주머니를 찬 스님)의 모양을 하고 있어 마을은 물론 국민에게 돈다발을 가져다 줄 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남대 이계한(산림자원조경학부) 교수는 "일종의 옹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나무 스스로 상처 부위를 치유하는 과정이나 영양분이 이상축적돼 생길 수 있다"며 "당산나무 등으로 이용된 나무가 이색적인 모양까지 갖췄으니 주민들 간의 화합 등에 좋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마(達磨)는 중국 남북조시대에 선종(禪宗)을 창시한 인물로 당시의 불교와는 정반대인 좌선을 통해 사상을 실천하는 새로운 불교를 강조한 고승이다.

(강진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