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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초점]문닫는 리먼… 악재 막바지 or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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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초점]문닫는 리먼… 악재 막바지 or 새로운 시작?
    결국 리먼 브라더스는 파산 신청을 했고,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됐다.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도 유동성 위기로 허덕이고 있다.

    이 같은 '비보'에 따라 미국과 유럽이 연이어 폭락했다는 소식에 긴장하며 개장한 우리 증시는 예상대로 16일 오전 10시 57분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6%대 급락하며 글로벌 악재를 함께 나누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신용위기의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긍정적 해석과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먼저 긍정론을 보자.

    한국투자증권의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올해 주가 급락세가 가장 컸던 패니매, 프레디맥, 리먼 브라더스, 베어스턴스, AIG, 메릴린치 등 6개사 가운데 AIG를 제외한 5개사에 대한 처리가 가닥을 잡고 있다”며 이것으로 볼 때 미국 금융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리먼 퇴출로 인해 금융시장이 단기 혼란을 겪을 전망이지만,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 금융기관 퇴출은 당장은 입에 쓴 약이지만 불가피한 길”이라고 지적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김승현 리서치센터장과 이경수 투자전략팀장은 “리먼의 파산은 미국 모기지 관련 증권에 집중투자한 리먼만의 위험이 반영된 것”이라며 리먼의 파산을 다른 주요 금융기관의 위기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 연준과 ECB(유럽중앙은행) 등이 대규모 유동성 보강 계획을밝혔고,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커진 만큼 향후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소폭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긍정적이라는 해석이다.

    정부도 긍정론에 가세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등으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불확실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동참한 것이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운 리먼 사태가 파산신청으로 일단락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국제 금융시장에 팽배한 불안전성을 빨리 제거해 신용경색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장 불안과 신용경색을 방지하기 위해 70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유동성 공급을 발표한 것도 시장을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또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메릴린치의 매각이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차관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총 해외자산의 규모는 615억 달러로 전체 보유자산의 3%에 불과하고, 리먼브러더스 투자규모도 은행(1억2천만 달러), 보험(2억1천만 달러), 증권(3억9천만 달러) 등 총 7억2천 달러로 회사별로 모두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메리츠증권의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불확실성 해소보다 추가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심 팀장은 “리먼은 금리스왑/신용디폴트스왑(CDS)/주식파생상품 등 채권에 강한 투자은행으로, 파생상품 관련해 리먼과 거래한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을 배제할 수 없고,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가 자산 매각을 추진중이지만 AIG의 매각과정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먼이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한 지 3일 만에 파산을 신청할 만큼 미국 금융시장의 자금 상황이 나쁘다는 것이다.

    미 연준의 발 빠른 대응은 긍정적이나 부족한 유동성 확충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미 달러화 가치 하락이 예상되어 국제유가의 하락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미 금융기관의 자금사정 악화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부족 현상이 가계로 전이되는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3분기에 미국 모기지 연체율이 증가하거나, 신용카드 부문으로 연체율 확대가 전이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CJ투자증권의 김승한 애널리스트도 “리먼과 메릴린치는 처리됐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AIG와 워싱턴 뮤추얼도 부실 자산이 많아 신용리스크 급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는 미국내 다른 금융주와 신흥시장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여파가 조기에 진화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증시 조정 이후 기댈 만한 언덕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단서 제공 여부이며, 이에 대한 시장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9월 중 최대의 위험 구간으로 꼽혔던 지난주를 무사히 넘겼지만, 큰 산을 넘자마자 또 다른 거대한 산이 나타났다. 눈앞의 안개가 너무나 짙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기다. 언제쯤 안개가 걷힐 지 걱정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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