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였다.

코스피 지수가 미국 증시급락과 국내 금융위기 우려 확대로 6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9.81포인트(4.06%) 내린 1414.4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하락이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7월 미국의 가계 소득 부진과 허리케인 '구스타브'의 북상, 델 실적 악화 등으로 전 주말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21포인트 하락하며 장을 시작한 지수는 달러당 1100원이 넘는 환율 폭등에 '9월 금융위기설' 우려가 확산되며 낙폭을 늘려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7원(2.48%) 치솟은 1116원에 마감했다.

삼성증권 신동석 증권조사파트장은 "환율이 너무 급등하는 바람에 당국이 현 시점에서 개입해봤자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관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9월 위기설과 관련, 보유채권 만기에 따른 외국인의 시장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두산(하한가), 두산인프라코어(하한가) 등 두산그룹주가 유상증자 쇼크로 급락세를 보이고, 휴대폰 실적 우려에 LG전자가 급락(-9.56%, 9만1800원)하는 등 대형주가 악재와 루머로 흔들리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건설발 유동성 위기설이 나온 코오롱그룹주도 대폭 하락했다. 코오롱과 코오롱건설은 이날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이와 같이 안팎으로 상황이 악화되자 사려는 세력이 실종됐다.

외국인이 293억원 매도 우위로 10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고, 개인도 3603억원 팔았다. 기관이 3614억원 순매수했지만 차익프로그램의 5352억원 순매수 물량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순매도한 상황이다.

차익과 비차익(4474억원)을 포함한 전체 프로그램 매매는 9827억원 순매수로, 이는 작년 9월19일 9946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규모다.

삼성전자(-1.94%), LG전자, LG디스플레이(-6.65%) 하이닉스(-11.34%) 등 IT주가 동반 하락했다. 반면 SK텔레콤(0.75%), KT&G(0.54%), 롯데쇼핑(0.67%), S-Oil(1.23%) 등 방어주와 유통주, 배당주 등은 강세를 보였다.

외국계 증권사 매수세 속에 웅진코웨이가 2% 넘게 올랐다.

신성이엔지의 클린룸장비 제조 부문과 팹공정자동화장비 제조 부문이 분할해 재상장된 신성ENG는 상한가, 신성FA는 하한가를 기록해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코스피 하락 종목수는 하한가 58개를 포함해 771개에 달했고 상승 종목수는 상한가 6개를 포함해 91개에 불과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