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5.LA 다저스)가 내년에는 팀을 옮겨서라도 선발투수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LA 타임스는 1일 인터넷판에서 박찬호가 올 겨울 불펜 투수로 다저스에 잔류할지, 선발 투수로 팀을 옮겨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할지를 놓고 후자 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찬호는 "선발투수로 뛰는 게 한국팬에게 보다 의미 있는 일"이라며 자신의 소망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러나 현재 다저스 불펜에서 뛰고 있는 점에 대해 박찬호는 전혀 불만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여겨질 시점에서 기회를 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끔 해준 다저스에서 "불펜 투수로서 언제든 팀에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박찬호가 불펜보다 선발을 선호하는 까닭은 역시 체력적인 측면이 크다.

그는 불펜에서 대기하는 것을 '경험을 배우는 과정'으로 불렀다.

경험은 쌓일지 모르나 어느덧 30대 중반에 이른 박찬호에겐 매일 불펜에 대기해야 하는 게 쉽지 만은 않다.

박찬호는 선발로 뛸 때보다 불펜에서 활약하면서 피로를 보다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최근 박찬호가 3경기 연속 실점(2⅓이닝 7실점)했고 평균자책점도 2.48에서 3.05로 뛰었다며 이런 성적이 피곤한 박찬호의 현 상황을 대변한다고 전했다.

박찬호는 "매일 던질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야구장에 오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선발 투수일 때 여유있게 치렀던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불펜투수로서 심리적인 면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지만 이달 중 태어날 둘째 아이를 생각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말을 맺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