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29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전시회인 'IFA 2008'에서 차세대 초박형 LCD(액정표시장치) TV로 신경전을 벌였다.

소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가장 얇은 부분이 CD 케이스 두께인 9.9㎜에 불과한 40인치 LCD TV '브라비아 ZX1'을 공개했다. 소니는 이 제품을 오는 12월 유럽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LCD TV의 광원으로 사용하는 백라이트 대신 TV 측면에 부착한 LED(발광다이오드)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두께를 줄였다는 것이 소니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브라비아 ZX1이 얇은 두께의 구현에는 성공했지만 엄밀한 의미의 TV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존 LCD TV와 달리 방송신호를 수신하는 튜너를 제품 밖으로 빼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외부에 있는 튜너와 화면을 무선통신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VIP 거래선에만 공개하는 '프라이빗 섹션'에 소니의 제품보다 더 얇은 9㎜ 이하 두께의 TV 시제품을 설치했다. 기술적으로 소니에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두께를 줄이기 위해 방송신호를 수신하는 튜너를 TV 뒷면이 아닌 아래에 붙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니는 삼성전자 LCD총괄의 고객사로 초박형 패널을 삼성전자에서 구입한 뒤 그 위에 회로를 붙여 TV를 생산한다"며 "똑같은 패널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삼성과 소니 제품의 두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시판된 제품 중 가장 두께가 얇은 44.7㎜ 제품을 갖고 있는 LG전자는 이 전시회에 새로운 초박형 TV를 내놓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튜너를 포함해 두께가 2㎝ 이하인 제품을 개발 중이며 조만간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일렉은 3.9㎝ 두께의 42인치 LCD TV를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소니,LG전자 등이 벌이고 있는 LCD TV 두께 경쟁에 뛰어들었다.

베를린(독일)=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